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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Oct 23. 2020

노력의 맥락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

유퀴즈 온 더 블록에서 제안서를 수정하다가 마감 시간을 넘겨 제출하지 못했다는 AE의 썰을 듣고 그 아찔함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사실 내 성격 상 제본까지 뜬 제안서는 거들떠 보지 않을 거기 때문에 수정한다고 늦을 일은 없을 거 같다.확인해봐야 맨 앞장과 뒷장 정도만 확인해서 전부다 제본이 되었는지 정도만 확인할거다. 제본까지 뜬 이상 잘못된 게 발견되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예 보지를 않는다. 그래서 옛 선배들은 넌 속편해서 좋겠다고 한다.


<열심히> 라는 것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도리어 화를 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대충하자는 건 아니지만 <적당히 열심히> 라는 기준을 정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마지막까지 화이트로 제안서를 수정하면서까지 보였던 노력이 도리어 화가 될지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누군가는 똑같은 상황에서 그냥 넘어가자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그걸 기어이 하나하나 화이트로 고친다. 결과적으로 수정한다고 시간이 늦어져 제출하지 못해 잘못된 판단처럼 보이지만 그 단위 하나를 수정하지 못해 PT에서 탈락하게 된다면 어떨까?


결국, 노력을 할 때도 어떤 맥락 위에서 해야하는 건지 파악해야 한다. 노력을 해야할 때와 접어야 할 때, 그리고 노력의 방향을 꺽어야 할 때와 꺽지 말아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 신입사원이었던 당시 AE의 머리에 그런 맥락이 들어 있을리 만무하다.


노력이나 열정이 신입사원의 덕목처럼 말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열정과 노력은 너무나 위험한 칼이다. 그 칼을 주체하지 못하고 마구 휘두르다 보면 주변 사람이 여럿 다치기도 한다. 노력과 열정이라는 칼 또한 숙련된 사람일 수록 그걸 잘 다루는 법이다. 입문자가 노력의 칼을 먼저 들기보다 마음의 여유를 지니는 게 더 중요하다. 어디에 자신의 칼을 휘두러야 할지 대상을 응시하는 시간이 처음에 먼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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