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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May 13. 2021

보통을 유지하는 삶

난 나름 가성비 높은 삶을 살고 있다. 부모님이 나에게 들인 돈과 나 스스로 들인 노력에 비해 꽤 나쁘지 않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 인생 그래프를 그린다면 위아래 큰 굴곡 없이 점진적인 우상향이다. 난 정말 학창 시절부터 보통의 삶을 살고 있다. 그리 잘나지도 않고 못나지도 않고 반에 꼭 한 명씩 있는 무난한 역할을 맡았다. 거창한 미래 계획을 세우기보다 지금 당장 관심 가는 걸 아무 생각 없이 하다 보니 이렇게 흘러 왔다. 다행히 그때의 관심사가 어떻게 잘 연결돼서 밥 벌어먹을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지금 내 관심은 얼마나 이 보통을 오래 잘 유지할 수 있을까다. 보통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보통 이상의 에너지를 투여해야 한다. 보통을 유지하려고 보통의 에너지를 쓰면 보통 이하로 도태된다. 그래서인지 살면서 퀘스트 난이도 설정을 잘해야 한다. 지금 내 능력보다 너무 쉽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지만 조금 더 난이도가 있는 퀘스트를 잡아야 한다. 이 설정이 잘못되면 인생의 그래프가 점점 떨어질 수도 있다.


삶을 단절된 시각으로 보기보다 연결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지금 내가 잘하는 것과 지금 못하지만 하고 싶은 것의 연결점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난 그것이 적절한 퀘스트 난이도 설정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농구선수는 축구를 못한다. 농구와 축구는 전혀 다른 스포츠다. 하지만 손으로 하고 순발력 있게 골을 막는 것이라면 농구 선수도 골키퍼는 도전해봄직 하다. 키도 크니까 골키퍼에는 유리한 조건이다. 전혀 달라 보이는 것도 연결된 시각으로 본다면 길이 보인다.    


이 세상의 수많은 보통은 이 보통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선택의 연속 속에서 길을 개척해왔는지 모른다. 선택이라는 길을 걷고 그 길에서 스스로 갈래길을 만들어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삶이 지금의 보통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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