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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Apr 27. 2021

과거에 영향받지 않는 법

불우했던 과거에 영향받지 않고 노래를 만들었다는 노엘 갤러거의 짤을 봤다. 노엘 갤러거의 유년 시절은 주폭 아버지 밑에서 늘 학대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유년 시절과 달리 어둡지 않다. 멜로디는 쾌활하고 사운드는 풍성하다. 하지만 호사가나 비평가들은 아티스트의 사생활과 작품을 연결하려고 한다. '이 작가는 과거의 이러저러한 환경이 이 작품에 큰 영향을 줬다.'라는 식이다. 말 만들기를 좋아하고 자신의 논리를 위해 작가를 조각내서 이리저리 짜 맞추기 좋아하는 비평가들의 습관이다.


과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들은 늘 자신의 과거를 정리하는 습관이 있다. '이 과거는 딱 여기까지' 일단락한다는 느낌이 강하고 매듭을 확실히 져서 그 과거가 현재로 스멀스멀 새지 않도록 단속한다. 과거에 갇혀 자기 연민에 빠지지도 않고 과거의 기억을 쓸 때 없이 부풀리지도 않는다. 확실히 매듭짓고 그저 현재를 다시 살아갈 뿐이다. 과거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현재를 이해하기 위한 답을 과거에서 찾으려고 한다. 현재는 과거의 결과라는 생각이 강하다. 과거와 현재는 이어져 있다는 선형적 사고에 빠져 있다. 지금의 문제를 과거 탓으로 돌리며 이미 공소권이 없는 과거에게 돌팔매질한다. 이미 죽은 사람에게 분풀이하고 넋두리하는 꼴이다.   


현재의 답은 현재에 있다.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지금의 나지 과거의 나가 아니다. 이제 존재하지 않는 과거를 현재로 소환한다고 해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과거는 힘이 없다. 하지만 현재는 현재와 미래뿐만 아니라 과거도 바꿀 수 있다. 지금의 나가 과거를 어떻게 바라보냐에 따라 과거는 바뀐다. 현재는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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