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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Jul 05. 2021

인터스텔라 OST를 듣는 이유

가끔 일을 하다가 집중이 안될 때 인터스텥라 OST를 듣는다. 이 OST를 들으면 엑셀 잡일을 하고 있어도 내가 위기의 인류를 구하는 중차대한 일을 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좋다. 마음이 요동치면서 이 일을 오늘 안에 빨리 끝내지 않으면 인류는 멸망할거야 라는 망상으로 일을 하면 집중력이 올라간다. 끽해봐야 이 달의 정산 엑셀 작업인데 말이다.


어렸을 때부터 이런 상상을 많이 했다.굿윌헌팅 영화를 보고는 별 시덥지 않은 수학문제를 풀면서도 인류 최대 난제를 푸는 것처럼 상상하면서 연필로 거침없이 공식을 써내려가는 나를 보고 역시 난 천재인건가 라는 상상을 했고 군대에 있을 때 밤에 위병근무를 서면서 여기에 좀비떼가 몰려오면 과연 난 어떻게 총을 갈겨야 할 것인가 상상하며 지루한 시간을 보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핑퐁은 라일리의 어렸을 적 상상 속 친구다. 라일리가 자라면서 상상 속 친구는 점차 라일리 기억 속에서 잊혀져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난 가끔씩 내 필요에 따라 핑퐁을 소환한다. 이제 핑퐁은 변신 로봇 필통과 싸우지 않고 나의 정산 파일과 싸우는 역할로 바뀌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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