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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Sep 27. 2021

공감을 얻는 방법

우리의 무릎을 탁치게 하는 공감은 매우 뾰족하다. 예를 들어 영화 <여자정혜>에서 주인공이 거실에서 TV 보는 장면은 공감이 되지만 매우 뭉특한 보편적인 장면이어서 크게 와닿지 않는다. 하지만 TV를 보다 거실에 있는 머리카락 뭉치를 손바닥으로 돌돌밀며 정리하는 장면은 가슴을 찌르는 공감 포인트가 된다. 


결국 공감의 설계라는 건 매우 디테일한 것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이게 쉽지만은 않다. 디테일에만 매몰되면 공감을 획득하지 못하고 보편성에만 치우치면 새로울 거 없이 고루하다. 결국 디테일 속에서 보편성을 획득해야 공감 할 수 있는 듯하다. 영화 감독 잉마르 베리만은 프로 영화감독의 조건을 아래와 같이 말했다.


“누구든지 잡을 수 있는 앵글을 잡아라. 하지만 누구든지 네 앵글을 흉내 내려면 고도의 계산 없이는 잡을 수 없는 앵글을 잡아라. 완벽한 앵글을 잡은 다음에 그것을 일관된 계산에 의해 흩트려라. 그것이 프로가 하는 일이다.”


난 이 말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맥락과 어느정도 맞닿아 있다고 본다. 결국 보편성이라는 건 대상이고 디테일이라는 건 관점이다. 보편적인 대상을 보편적인 관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대상을 자신만의 디테일한 관점으로 재해석이 필요한 것이다. 바로 그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이라는 게 보편성을 특수하게 흩트리는 작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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