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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Jul 21. 2021

눈물이 많아지는 이유

요즘 눈물이 많아졌다. 금쪽 같은 내새끼 라는 육아 프로그램을 보면서 눈물을 주륵주륵 흘린다. 예전 같으면 거들떠 보지도 않을 프로그램이지만 사랑스러운 조카가 태어나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 나온다.내 새끼도 아니고 조카가 태어났을 뿐인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36년동안 직장생활을 하고 정년퇴직을 앞뒀지만 갑작스럽게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야 했던 남자의 사연을 유퀴즈에서 보고 와이프와 나도 함께 눈물을 쏟았다. 와이프와 이 이야기를 보면서 과연 내가 누군가를 단한번도 진정으로 사랑해보지 않았다면 이렇게 눈물을 흘렸을까 생각했다. 


어릴적에는 어른이 되면 그저 살아지는 줄 알았다. 부모님은 늘 아침에 일어나 밥을 챙겨주고 우리는 밥을 먹고 학교에 갔다 온다. 힘들일 거 없이 어른이 되면 당연히 살아지는 줄 알았지만 그게 사실 당연한 게 아님을 깨달으면서 삶의 고달픔과 고통을 새삼 느꼈다. 삶의 무게 속에서 당연해 보이던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알면서 점점 저 사람은 얼마나 지치고 아프고 힘들었을까 라는 생각에 운다.


누군가를. 무언가를 사랑할 수록 눈물이 많아 진다. 저 사람의 아픔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찾아온다면 얼마나 슬플지 가늠이 안되 눈물이 난다. 눈물을 주륵주륵 흘리는 삼촌,형, 누나라고 불리는 어른에게 왜 우냐고 물으면 말한다. "넌 아직 어려서 몰라." 사실 이 말은 "넌 사랑을 받기만 하고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해본 경험이나 시기가 일러서 이 아픔을 모를거야." 라고 풀어서 말할 수 있다. 옛날에는 누군가의 이해되지 않는 눈물을 볼 때 '이게 뭐라고 우는거야?' 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다르다. 저 사람은 내가 겪지 못한 사랑의 깊이를 느껴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저 마다 삶의 깊이는 다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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