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은 상대적이다. 나도 유치원생 앞에서는 수학 전문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전문성의 신화 앞에서 좌절한다. '내 따위가 무슨', '쥐뿔도 모르는 내가 뭘 가르친다는거야.' 라고 생각한다. 난 중학교 때 수학점수가 60점이 될까 말까였지만 초등학교 1학년 동생의 산수를 알려줬다. 내가 알려주고 산수 점수는 올랐다.
좋은 대학의 박사학위나 자격증이 있어야지 전문성을 인정 받는 시대는 지났다. 자기가 1이라도 더 알고 있으면 1도 모르는 사람을 가르쳐 줄 수 있다. 문제는 전문성이 아니라 티칭 능력이다. 머리에는 온갖 지식이 있지만 눈높이에 맞는 티칭 능력이 있는 전문가는 소수다. 그건 대학 강의만 몇 번 들으면 티칭 능력 없는 전문가들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자기가 특정 분야에서 남들 보다 조금 더 알고 있다고 생각이 들면 강의를 주최하는 데 주저할 필요 없다. 이런 거에 주저하는 이유는 본인이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이라는 것이 알면 알 수록 미궁이어서 가르친다는 것에서 겸손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강의를 하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지식은 더 견고해진다. 생각 보다 사람들은 자기 이외의 분야는 백지 상태의 무지일 확률이 높다. 그렇게 겁 먹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