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의 생각법 8
재미라는 건 다양해요. 자크 타티 감독의 <윌로씨의 휴가>에서 한 꼬마가 자신과 형이 먹을 콘 아이스크림 두 개를 사서 들고 가는 장면이 있어요. 꼬마는 양손에 아이스크림을 쥐고 문손잡이를 돌립니다. 아이스크림은 콘에 위태하게 붙어 있습니다. 사실 아이스크림은 떨어져야 하죠. 하지만 문이 열리고 영화 속 아이스크림은 떨어지지 않은 채 아이는 집 안으로 들어갑니다. 아이에 대한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져서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전 이 영화를 재미있다고 합니다.
대다수 사람들이 믿는 시대의 가치에 역행해야 한다. 뭔가 일어나지 않으면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세상에서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생활, 그 생활 속의 작은 행복, 소소한 기쁨, 별것 아닌 즐거움을 말해야 한다. 동시대 한국의 서사를 경유하지 못하는 이야기는 가치가 떨어진다.(중략)동시대+사회+(그 속의) 나를 기준으로 발견되는 사회, 정치, 문화적 사건과 활동을 배경으로 삼아야 한다.
누구든지 잡을 수 있는 앵글을 잡아라. 하지만 누구든지 네 앵글을 흉내 내려면 고도의 계산 없이는 잡을 수 없는 앵글을 잡아라. 완벽한 앵글을 잡은 다음에 그것을 일관된 계산에 의해 흩트려라. 그것이 프로가 하는 일이다.
어렸을 때 제가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었는데 영화 공부할 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 말을 하셨던 분이 누구였냐면 책에서 읽은 거였지만 바로 앞에 계신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님의 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