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까지 일을 해야 할까?
이 세상의 일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적응되는 일, 두 번째는 적응 안 되는 일입니다. 학창 시절에 맥도날드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맥모닝을 만드는 일이었는 데 처음 하루는 서툴렀지만 몇십 개를 만들다 보니 손에 적응됐습니다. 그 외에도 카트레이싱 안전요원, 기내 정비, 웨딩 영상 촬영 알바 등 학창 시절에는 꽤 다양한 알바를 했는 데 어느 정도 반복적으로 일을 하다 보니 쉽게 적응을 했습니다. 이런 류의 일은 일의 난이도가 아닌 일의 양이 많고 적음에 따라 일이 힘듦이 결정됩니다.
반대로, 적응 안 되는 일은 크리에이티브를 요하는 일, 사람을 상대하는 일입니다. 이런 일은 힘들다기보다, 어렵다는 표현이 더 가까울 거 같습니다. 반복해도 때마다 색다른 상황과 미션에 놓이기 때문이죠. 다만, 자주 이런 일을 경험하다 보면 익숙해져서 마치 적응한 것처럼 느낄 뿐입니다. 마치 감기를 달고 사는 사람이 감기에 익숙해진 것이지, 안 아픈 건 아닌 것처럼요. 이런 류의 일은 일의 양이 힘듦을 결정하기보다, 옵션들이 힘들게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제약 조건들이 다양할수록 일의 난이도는 올라갑니다.
예를 들어, 집을 구해주는 중개인에게 의뢰자가 전세 1천만 원에 강남이었으면 좋겠고, 방은 4개에 풀옵션 신축이었으면 좋겠다고 요구하면 중개인은 매우 까다롭습니다. 이 옵션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컨디션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래서 중개인은 이 중에 몇 가지 옵션을 줄이기 위해서 설득을 합니다. 강남보다는 강북, 신축이 아닌 구옥, 방은 4개가 아닌 3개 등으로요. 적응 안 되는 일을 쉽게 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일을 진행하는 데 제약 조건 등을 제거하는 싸움을 해야 합니다. 적응되는 일의 힘듦이 일의 양에 있다면, 적응 안 되는 일의 어려움은 일의 옵션에 있는 것이죠.
이렇게 적응 안 되는 일은 일이 루틴 하지 않고 불확실성을 기반으로 합니다. 매번 옵션이 같지 않고 때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죠. 불확실성은 늘 사람을 불안하게 하고 적응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들었던 생각은 이런 불확실함을 어떻게 확실함으로 바꿀 수 있을까입니다. 이 일이 확실함을 기반으로만 한다면 꽤 할만한 일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것이죠. 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일을 확실성으로 전환시키기보다, 내가 일을 함에 흔들리지 말고 확실한 철학을 지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에는 나름의 힘듦과 어려움이 있는 데 사실, 이 둘 중에 그 어떤 걸 선택해도 고통은 매 한 가지거든요. 적응되는 일도 그 일이 과하면 적응하기 어렵기는 똑같기 때문이죠. 결국, 각자의 포지션에서 우리가 상처 받지 않을 정도의 요령과 노하우 그리고 일에 대한 나만의 확실한 가치관과 원칙이 저를 살리는 길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여러분에게 일이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