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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력 있는 한 문장은 어떻게 쓸까?

한 문장 쓰기 _ 7

by 고로케

가장 설득력이 필요한 문장은 광고문이다. 사람들이 상품을 구매하게 하려면 설득력 있는 문장을 써야 한다. 광고문은 현대에 들어와서 발전되어 왔다고 생각하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다음의 광고문을 보자.


두 냥을 쓰시면 아주 좋은 포도주를 드시게 됩니다. 그러나 넉 냥을 쓰시면 팔레른 포도주를 드실 겁니다.


이 광고문은 무려 2,000년 전 폼페이의 포도주 판매자가 쓴 광고문이다. 지금 눈으로 봐도 세련된 카피다. 이 광고문이 세련된 이유는 논증적인 수사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 카피를 풀어서 설명해보면 이렇다.


팔레른 포도주는 두 냥짜리 아주 좋은 포도주보다 2배 더 비싸다. 따라서 팔레른 포도주는 아주 좋은 포도주보다 2배 더 좋은 포도주라는 것을 전한다. 비쌀수록 더 좋은 포도주라는 사실을 전제로, 팔레른 포도주의 질이 좋음을 세련되게 표현했다. 이 광고문을 삼단논법의 틀로 분석하면 아래와 같다.


대전제: 비싼 포도주일수록 질이 좋다.
소전제: 팔레른 포도주는 아주 좋은 포도주보다 2배 비싸다.
결론: 팔레른 포도주는 질이 좋다.


광고문은 짧은 문장 속에서 강한 설득력을 구사해야 해서 생략을 많이 쓴다. 위 팔레른의 포도주 광고문에서도 비쌀수록 좋은 포도주라는 사실은 생략했다. 이것을 생략삼단논법이라고 한다.


또 다른 광고문인 스킨푸드의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로 살펴보자. 이 카피에서도 생략삼단논법을 사용했다. 먼저 삼단논법으로 스킨푸드의 광고문을 분석해보자.


대전제: 먹을 수 있는 제품은 깨끗하다.
소전제: 스킨푸드는 음식 추출물을 활용하여 피부 화장품을 만들었다.
결론: 스킨푸드는 깨끗하다.


스킨푸드는 먹을 수 있는 재료는 깨끗하다는 대전제를 생략했다. 굳이 이 사실을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입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깨끗하다. 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전제를 생략하고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호소력 있는 광고문을 쓸 수 있었다.


에이스 침대의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는 유명한 광고문을 보자. 이 카피를 삼단논법으로 풀면 이렇다.


대전제: 정밀한 과학으로 만든 침대는 편안하다.
소전제: 에이스 침대는 과학으로 만들어졌다.
결론: 에이스 침대는 편안하다.


에이스는 정밀한 과학으로 만든 침대는 편안하다. 라는 전제를 생략했다. 사람들은 과학이 편리하고 이로움을 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스 침대는 단순히 가구가 아니라 과학 그 자체라고 말하면서 침대의 정밀함과 편안함을 강조할 수 있었다. 이렇게 광고문을 살펴보면 간결하나 설득력 있는 문장이 많이 있다. 그렇다면 한 가지 의문이 있다. 설득력 있는 간결한 문장을 만들려면 대전제를 생략해야 한다. 그럼, 생략할 수 있는 대전제의 기준은 무엇일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이 질문에 대해서 확실한 증거거나 사실일 법한 것 그리고 증거가 될 만한 지표인 전제로부터 출발하라고 했다. 즉, 이 외의 전제는 생략하고 결론을 이끌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정한 기준을 지금 생각해보면 모호하고 실질적이지 않다.


수사적인 논증은 현대로 올수록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 발전했다. 무엇을 생략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도 지금은 많이 열려 있다. 꼭 기준을 정해야 한다면 단 하나다. 필요 없는 것은 모두 생략 해라다. 여기서 꼭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면 이 문장을 읽는 독자가 누구인지다.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전제 정보도 누군가에는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은 외국 여행 중이다. 어느 외국인 어디서 왔냐고 물었을 때 보통 “나는 한국에서 왔어.”라고 답하지 “나는 합정에서 왔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외국인이 한국은 알 수 있지만 합정은 모를 수 있다는 사실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당신이 한국에서 새로운 회사에 입사했을 때 동료가 어디에 사냐는 질문을 던졌다고 해보자. 이 질문에 “나는 한국에 삽니다.”라고 답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동료도 당신이 한국에 산다는 전제는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다.


따라서, 전제를 생략하는 기준은 글을 읽는 독자 수준을 파악하여 생략하는 것이 현명하다. 불필요한 전제 정보가 너무 많이 있으면 지루한 TMI가 되고 필요한 정보만이 있는 문장은 설득력 높은 문장이 될 확률이 높다. 독자 타깃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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