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쓸 때 자주 사용하는 문단

한 문단 쓰기 _ 1

by 고로케

지금까지 한 문장 쓰는 법을 배웠다. 이제 한 줄의 문장을 차곡차곡 쌓아서 한 문단을 써보자. 보통 한 문단은 5줄-8줄의 문장으로 구성되었다. 지금까지 공부한 대로 한 줄의 문장을 쓸 수 있다면 한 문단을 쓰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문단의 종류와 그것을 전개하는 방법을 안다면 누구나 한 문단을 쓸 수 있다. 대부분 글은 지금부터 소개하는 다섯 가지 문단의 변주에 불과하다. 다섯 가지 문단을 파악하고 글의 목적에 맞게 문단을 사용해보자.


첫 번째는 설명 문단이다. 설명 문단은 대상에 대해서 설명하는 글이다. 대게 ‘A는 무엇인가?’ 혹은 ‘A는 어떻게 B한가?’, ‘A는 무엇 때문에 그러한가?’와 같은 물음에 대한 답을 쓰는 것이 설명 문단이다. 아래가 설명 문단의 그 예다.


요즘 트로트붐의 이유 중 하나는 노령화다. 젊은 세대 보다 노령 인구가 차츰 늘다 보니 트로트에 대한 수요가 과거 보다 확실히 많아졌다. 과거에는 30살이면 인구 중심축이며 어른이었지만 이제는 50대가 인구 중심축이며 30대는 아직 젖비린내 아이 소리를 듣는다. 이게 비단 트로트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고령화로 인한 세대교체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위 문단은 'A는 무엇 때문에 그러한가?‘에 대한 설명목적으로 하는 설명 문단이다. 이 문단에서는 ’트로트붐의 이유는 노령화‘라고 정의하면서 왜 노령화 때문에 트로트붐이 생겼는지 설명한다.


두 번째는 예시 문단이다. 예시 문단은 추상적인 설명이나 개념에 대해서 독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실제 사례나 예를 들어서 설명하는 문단이다. 앞에서 설명한 노령화에 대한 예시 문단을 쓴다면 아래와 같다.


TV 예능만 봐도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같은 메인 MC들의 근속 년 수는 20년을 뛰어넘는다. 유재석이 동고동락에서 첫 메인 MC를 본 게 20대 중후반인데 요즘 예능에서 20대에 메인 MC를 하는 예능인은 거의 없다. 지금 떠오르는 신진 예능인은 이용진이나 양세찬, 박나래, 장도연 정도인데 이들도 나이가 이미 30대 후반이며 뭔가 메인이라고 하기에는 약하고 메인을 보조하는 수준에 그친다.


트로트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노령화된 예능 출연진의 나이대를 예로 들면서 독자의 이해와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세 번째는 비교 문단이다. 비교 문단은 대립하는 개념을 비교하면서 독자가 그 차이를 쉽게 이해하도록 한다. 다음은 디테일을 챙겨야 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한 문단이다.


사람들은 디테일을 맹목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하나 디테일이 중요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하이퀄리티를 추구하는 패러다임에 속해 있다면 디테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양적 패러다임에 속해 있다면 디테일은 중요하지 않다. 질의 비중이 높으면 그만큼 디테일도가 높고 양의 비중이 높으면 상대적으로 디테일도가 낮다. 마치 프리미엄 옷매장은 티끌이 미의 균형을 단번에 무너뜨리나 시장에서는 디테일 보다는 옷의 양이 더 중요한 것처럼 말이다.


위 비교 문단에서는 질적 패러다임과 양적 패러다임을 비교했다. 두 가지를 비교하면서 디테일이 필요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설명했다. 질적 패러다임에서는 디테일이 중요하고 양적 패러다임에서는 디테일보다는 양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네 번째는 묘사 문단이다. 묘사 문단에서는 작가가 대상을 보고 느낀 인상을 보여준다. 설명 문단이 대상에 대한 정의와 원인을 밝히려는 목적이라면 묘사 문단은 눈에 보이는 현상에 집중한다. 작가는 감각기관을 동원해 대상의 느낌을 독자가 똑같이 느낄 수 있게 묘사해야 한다. 다음은 사운드아트 공연 현장에 대한 묘사 문단이다.


사이언톨로지교 종교 집회가 있다면 흡사 사운드 아트 공연장과 비슷하지 않을까? 삐익- 삑 거리는 전자음, 출처 불명 소음 덩어리는 외계인과의 교신음 같고 사운드 아티스트를 진지하게 바라보는 감상자들은 집회에 모인 신도들과 비슷해 보인다. 사람들은 이 알 수 없는 소리를 들으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들은 이 소리의 의미를 무엇이라고 해석할까? 기회가 된다면 물어보고 싶다. “이거 왜 들으러 왔어요?”


사운드 아트 공연장이 마치 외계인을 믿는 사이언톨로지교 종교 집회 현장과 유사할 것 같다고 한다. 사운드 아트의 전자음이 외계인과의 교신음 같이 들리기 때문이다. 작가가 본 사운드 아트 공연장이 어떤 분위기와 느낌일지 묘사 문단을 통해서 단번에 이해할 수 있다. 이 문단을 통해서 사운드 아트 공연장에 와보지 못한 사람들도 현장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다.


다섯 번째는 종결 문단이다. 글을 마무리하기 위해 쓰는 문단이다. 많은 사람이 앞에서 설명한 내용을 요약하여 정리하는 문단으로서 종결 문단을 생각한다. 물론 이 역할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더 나은 종결 문단은 독자에게 여운을 준다. 여운은 ‘전망’, ‘제안’, ‘기대’, ‘소망’, ‘과제 제시’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여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다음은 로봇의 예술 활동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까를 정리하는 종결 문단이다.


로봇의 예술은 어디까지 인정받을 수 있을까? 현재 로봇의 예술이 예술로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미래에는 자연스럽게 쌓인 인공지능 문화의 토대 위에서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예술의 인정 여부는 현재로 성급하게 소환하여 다뤄야 할 문제라기보다, 인공지능 발전과 더불어 우리가 그 기술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서 충분히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위 종결 문단은 로봇의 예술에 대해서 요약하거나 단정적으로 결과를 내기보다 전망과 기대를 제시하면서 마무리한다. 이 논의에 대해서 독자가 요약된 정보를 습득하게 하지 않고 어떻게 이 논의를 정리해야 할지, 생각거리를 제시하여 여운을 주는 방법이다.


지금까지 다섯 가지 문단의 종류와 목적을 설명했다. 사실 많은 문단의 전개는 딱 부러지게 다섯 가지로 정리되지 않는다. 어떤 것은 설명 문단과 예시 문단이 혼합되기도 하고 예시 문단과 비교 문단이 혼합되기도 한다. 편의상 다섯 가지 문단으로 유형을 구분했지만 실제로 글을 쓸 때는 각 유형의 문단들을 다양하게 배합하여 쓸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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