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을 꿰뚫어 보는 힘을 통찰력이라고 한다. 통찰력은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화두다. 본질을 포착하지 못하면 우리는 쓸 때 없는 곳에 에너지를 낭비하며 시간을 길바닥에 버린다. 통찰력은 삶을 살아가는 경쟁력이자 기술이다. 하지만, 통찰력은 말처럼 쉽게 얻어질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까?
영화 머니볼은 본질은 무엇이고 통찰력은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만년 꼴등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은 팀 에이스들이 빠져나가면서 고민에 빠진다. 다음 시즌을 맞이해서 팀세팅을 해야 하는 데 에이스 선수들을 대체 할 선수를 데리고 오기에는 구단에 돈이 없기 때문이다. 코칭 스태프와의 회의에서 코치들의 의견을 듣는 데 그들의 의견은 하나 같이 한심하다. 그 선수의 여자친구는 못생겼으니까 자신감이 없을 거라고 말하거나 공을 칠 때 울리는 소리가 좋다느니 얼굴이 잘 생긴 선수가 좋다느니 별 시덥잡은 대화를 할 뿐이다.
관성에 젖은 경험에 의존하는 코칭 스태프
빌리는 결국, 경제학을 전공한 피터를 영입하고 머니볼 이론을 도입하여 팀 세팅을 준비한다. 그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여 출루율이 높은 선수들을 영입하려고 한다. 부상을 당하든, 사생활이 문란하든, 이미 전성기를 지났든 그건 그에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오로지 출루율, 출루율이 높은 선수를 영입한다면 어느 정도 승산이 있을 거라고 판단한 것이다.그 결과, 오틀랜드 에슬레틱스는 리그 꼴등에서 1위, 거기다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2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다. 과연 빌리 빈이 본 본질은 무엇일까?
출루율을 기준으로 팀세팅을 준비하는 빈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승리다. 그럼 승리를 하기 위한 핵심적인 조건은 무엇일까? 승리하기 위해서는 실력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좋은 선수가 승리를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수는 야구의 외부 옵션이다. 좋은 선수는 모두가 그 선수를 스카우트하고 싶어한다. 거기다가 구단은 현재 돈이 없으며 궁극적으로 구단을 선택하는 건 구단이 아니고 선수다. 이건 빌리의 통제 바깥에 있다. 그렇다면 통제할 수 있는 규칙을 선택해야 한다. 그건 외부에 있는 게 아니라 야구 안에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출루율이다. 그럼, 출류율은 통제 가능할까? 통제 가능하다.
통제가 가능하다는 건 무슨 뜻일까?선수의 출루율을 내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다. 이번 경기에서는 3번, 다음 경기에서는 4번 출루하자 라고 할 수 없다. 통제가 가능하다는 건 내 예상 범위 안에 있다는 거다. A 선수는 10번 타석에 들어서면 안타는 1번 밖에 못치지만 출루는 3번 이상은 꾸준히 한다. 그럼 어느정도 승리의 요건을 맞출 수 있는 마중물이 되며 출루할 타이밍에 선수를 기용하면 승리의 확률이 확 올라갈 수 있다. 즉, 빌리 빈은 승리의 본질을 자신의 통제가 불가한 외부에서 안 찾고 야구 안에서 찾은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 빌리는 방어율도, 타율도 아니고 출루율을 선택했을까?
출루는 볼넷으로 나가든, 안타로 나가든, 데드볼로 나가든, 홈런으로 나가든 어쨋든 아웃되지 않고 살아나간다는 것이다. 즉, 출루율은 위 4가지를 모두 포함하는 통계치다. 승리의 요건을 맞추기에 가장 대표성을 띤 통계 카테고리며 가장 효율적이다. 위 4가지 카테고리의 통계를 개별적으로 분석하다면 데이터의 양은 많아지고 복잡해지며 복잡하다는 건 정확한 데이터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출루율이라는 단 하나의 키워드로 데이터를 정리하면 통계의 정확도는 더욱 높아진다. 그리고 방어율을 고려하지 않은 이유는 방어율은 수비의 수치기 때문이다.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점수를 내야 한다. 아무리 방어율이 낮은 투수를 고용했다고 해서 점수를 뽑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따라서, 돈이 없는 구단 입장에서 방어율은 승리를 위한 고려 조건이 아닌 것이다.
데이터의 정확도와 효율을 높이는 선택과 집중
정리하자면, 머니볼을 통해 본 통찰력의 조건은 세 가지다. 첫째는 정확한 문제상황을 설정 해야 한다. 문제상황이 정확하지 않으면 해결법도 부정확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옵션을 통제불가한 외부에 두지 않고 통제 가능한 내부에 둔다. 옵션을 외부에 둔다면 본질은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본질은 변하지 않고 통제 안에 있어야 한다. 세 번째는 대표성을 띈 키워드 옵션을 뽑아 효율도를 높이는 것이다. 불필요한 리소스를 최대한 줄이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도를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