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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Jun 29. 2020

시작할 수 있는 법

난관 앞에서 시작이 두려울 때

글을 쓰고 싶다고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어떤 주제로 글을 써야 할지 몰랐다. 이글 저글 쓰다 보면 중심을 을 거 같고 한 가지 주제로만 글을 쓰려니 금방 소재가 고갈되고 지루할 거 같았다.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머리만 복잡해졌다.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니 이렇게 답했다.


"일단 네가 쓰고 싶은 글을 막써.
그게 쌓이다 보면 네가 어떤 글을 쓰고 싶었는지 가닥이 보일 거다."


그 친구의 말에 뒤통수를 맞은 듯했다. 지금까지 내가 한 고민이 쓸 때 없이 느껴졌다. 난 친구의 조언대로 그냥 내 손에 잡히는 대로 글을 썼다. 글이 점차 쌓이다 보니 친구 말대로 주제에 따라 글의 카테고리가 나눠졌다.


하고 싶은 게 있는 데 난관이 있어 쉽게 도전 못할 때가 있다. 우리는 그 난관을 해결하려고만 한다. 그 난관을 해결해야지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때때로 난관은 해결할 것이 아니라 무시하는 것이 곧 해결일 수 있다. 우리 스스로 설정한 문제가 사실 문제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아닌 걸 해결하려는 것만큼 바보 같은 짓은 없다.


친구 말처럼 지금 난 무작정 글을 쓰고 있다. 한 가지 콘셉트와 주제를 잡아서 그것만 써야지라는 오만방자한 생각을 안 한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글을 쓴다는 것이지 주제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글을 쓰고 싶지만 단지 주제를 정하지 못해서 글을 못쓴다면 나만 손해다.


한 가기 주제를 정해서 글을 쓰면 금방 소재가 고갈되고 지루해진다는 나의 문제 설정은 문제가 아니었다. 그냥 이 문제를 무시하고 막 썼다면 해결될 문제였다. 아마 그 친구의 조언이 아니었다면 난 아직 글 한 자조차 못썼을 것이다. 난 문제를 무시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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