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로케 Aug 05. 2022

노력은 도박이다

안정이 좋다고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그대로 있으면 인생이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친다. 현상유지라도 하고 싶으면 발에 땀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라도 해야지 현상을 유지하거나 1cm 더 나아간다. 살다 보면 늘 파도는 불어닥친다. 가만히 있으면 쓸려간다. 안 쓸려가려면 앞으로 나아가려고 발장구라도 쳐야 한다. 그렇게 해서 안 밀려나면 다행이다. 그러다가 빡세게 노력하면 1m 정도는 더 정진할 수 있는 거다. 하지만, 노력한다고 다 현상 유지하거나 정진하는 것도 아니다. 되치기로 당할 수 있다. 그래서 사는 게 개빡세고 어렵다.


JYP 박진영한테 왜 원더걸스를 미국에 보냈냐는 질문에 박진영은 그냥 한국에 가만히 머무르면 밀려나기 때문이라는 요지의 답변을 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그 판단은 처참한 실패였다. 덕분에 원더걸스는 한국 시장에서 자리를 잃었고 이도 저도 아닌 포지션에서 잊혀 결국 해체했다. 역사에 가설은 없다지만 만약에 원더걸스가 한국에 계속 있었다면 어땠을까? 원더걸스는 승승장구했을까? 아니면 밀려났을까?


원더걸스는 시장을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 원더걸스는 그 당시 데뷔한 지 3년이 되지 않은 신예였다. 미국 시장에 부합하는 걸출한 실력파는 아니었다. 실력이 여물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미국 진출을 시도했다. 가라오케 백댄서 취급만 받고 돌아왔다. 원더걸스가 시장 확장을 위한 노력이 아니라, 조금 더 자신들의 노래와 춤 실력을 닦는 데 노력했다면 어땠을까.


노력이라는 속성 안에 스펙트럼은 매우 다양한다. 노력은 무조건 긍정적인 게 아니다. 부정적인 속성도 있다. 원더걸스가 2009년에 한 노력은 부정적인 노력이다. 잘못된 방향의 노력인 거다. 안 하니만 못한 노력이다. 하지만, 여기서 시간 축이 들어오면 부정적인 것처럼 보였던 노력도 긍정으로 전환된다. 시간이 흘러  예은은 이 시기의 노력 덕분에 자신의 실력을 다듬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반대로 긍정적인 었던 것처럼 보였던 노력이 시간이 흘러 독이 된 경우도 있다. 그래서 노력의 속성 안에 스펙트럼은 너무 다양하고 복잡하다. 


지금 세대가 허무주의에 빠져 '대충'을 남발하는 건 '노력해도 안되니까 그냥 가만히 있거나 대충 할래'라는 마인드다. 노력을 플러스로 보지 않고 오히려 마이너스로만 본 거다. 내가 노력해도 저 산을 넘지 못할 거 같으면 아예 넘을 생각도 안 하고 가만히 있는 게 플러스라는 거다.  노력을 마이너스로 본 관점은 이전 세대에 없던 기이한 관점이다.


사실 노력도 도박이다.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 여기에 내 시간과 에너지를 배팅할지 말지 결정은 본인이 해야 한다. 리스크가 적은 곳에 투자할지 아니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일 곳에 투자할지 말이다. 잭팟이 금방 터질 수도 있고 존버 하다가 갑자기 터질 수도 있는 게 노력과 도박이다. 노력했는 데 왜 안되라는 말은 배팅했는 데 왜 안 터져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안 터질 수도 있는 게 도박인 것처럼 노력해도 안 터질 수 있다. 그걸 감수하고 노력해야 한다. 선택은 자기 몫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