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런의 비결

놀면 뭐하니의 이효리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춤과 노래는 별론데 스타성이 있어 보인다는 말을 많이 한다. 심사위원들은 이 스타성이 뭔지 구체적으로 설명 안 한다. 난 대충 사람의 매력이라고 이해했다. 그러다가 요즘 놀면 뭐하니에 나오는 이효리를 보면서 스타성이 뭔지 구체적으로 감이 잡혔다.

이효리는 가수지만 노래 못하고 춤도 못 춘다. 그렇다고 연기를 잘하는 것도 아니어서 한번 대차게 말아먹고는 이제 연기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거 같다. 몸매도 허리가 길다고 늘 유재석에게 놀림당한다. 비교적 괜찮은 게 외모다. 하지만 이렇게 롱런할 정도로 소름 돋게 외모가 예쁜 얼굴은 또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도 든다.

이효리는 핑클 시절 때부터 거침없는 예능감과 언변으로 그 시대의 여자 아이돌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솔로로 나와서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섹시미를 보여줬다. 엄정화로 대표되는 농염한 섹시가 아니라 스포티한 섹시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늘 기존의 틀에서 엇나가면서 새로운 카고리를 생성했다. 그리고 이상순과 결혼을 하고 제주도에 정착해서는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면서 스스로가 메신저이자 메시지가 되었다.

아티스트는 기획자다. 과거에 아티스트는 춤을 잘 추고 노래를 잘 부르는 기능의 역할을 했다면 이제 대중이 원하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기획하고 생성하며 치고 나가야 한다. 이효리는 늘 자신의 코어는 지키면서 새로운 스타일을 전달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효리도 많은 고통과 부침을 겪었겠지만.

그 시대의 예쁘고 노래 잘하고 춤 잘 추던 아이돌들은 왜 거의 사라지고 이효리만 남았냐 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난 이효리 스스로 자신의 길 닦았고 그 길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걸었기 때문이라고 답하고 싶다. 단지 가수로서의 역할에 매몰되지 않고 스스로의 영역을 확장하고 어젠다를 던지는 메신저의 삶을 살면서 이효리는 조금 더 다방면에 세상과 발을 닿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렇게 아직까지 이효리는 꽤 여유를 즐기며 롱런하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