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로케 Aug 13. 2020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는 기술

우리가 높은 벽을 마주했을 때 드는 생각은 보통 둘 중 하나다. 넘을 수 있다 와 넘을 수 없다. 넘을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고 넘을 수 없다는 부정적 사고다.  우리는 부정적 사고를 일종의 이성적 생각으로 여기지만 사실 부정은 생각이 아니라 감정이다. 


우리가 뭔가를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근본 이유는 결과에 대한 불안 때문이지 생각이 원인은 아니다. 이 악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소리쳐봐야 마음속은 늘 불안하다. 마음 깊이 있는 부정을 애써 거부한다고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다뤄야 할 것은 부정 그 자체가 아니라 불안이라는 감정이다. 불안이라는 감정을 잠재우면 부정은 수그러질 수 있다. 


싸움의 대상을 높은 벽으로만 설정한다면 불안을 잠재울 수 없다. 벽은 늘 그 높이 그대로고 하루아침에 내 키도 3m로 자라지 않는다. 결과의 기준을 저 벽을 넘고 못 넘고에만 둔다면 당연히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변할 수 있는 건 내 마음뿐이다.    


부정을 긍정해야 한다. 불안이라는 감정을 긍정하는 거다. 그저 막연하게 불안에 떠는 것과 불안을 긍정하는 건 차원이 다르다. 방점은 긍정한다는 거에 있다. 불안이라는 감정을 싸워야 할 적으로 보고 불안과 대립각을 세우면 마음속 감정은 더욱더 불안으로 요동친다. 하지만 불안을 긍정하는 순간 마음은 긍정 모드의 감정으로 변화한다. 불안과 싸워 제거해야만 긍정으로 변화는 건 아니다. 불안을 제거하지 않고 포용하는 순간 마음은 긍정으로 바뀐다.


부정하는 것과 부정을 수용하는 것 사이에 구체적인 차이는 단순하지만 크다. 마음의 모드 자체가 부정에서 긍정으로 변화했다는 거다. 불안을 긍정하는 순간 불안에 대한 죄책감은 사라진다. 그것을 온전히 디폴트로 받아들인다면 불안해한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적어도 한 발 뒤로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한 발 나아갈 수 있다.   


유도에서 이기는 원리는 상대방이 나에게 덤비는 힘을 역이용하여 메치는 것이다. 상대방의 힘과 대립하며 맞서지 않고 그 힘을 역이용하는 게 쉽게 이기는 방법이다. 불안이라는 감정과 부정적 힘이 나에게 다가오면 그것과 대립하려고 하기보다 역이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불안이라는 감정을 수용하는 순간 그것은 적이 아니라 내편이 된다. 불안이 내 편이 되는 순간 그것은 내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원동력이자 긍정의 또 다른 이름이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롱런의 비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