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로케 Aug 14. 2020

자신을 잊지 않는 삶

장마가 계속되니까 체감상 시간이 더럽게 안 간다. 마치 백색 방에 갇힌 사람이 시간관념이 사라지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 거 같다. 역시 사람에게는 변화와 자극이 필수인 듯하다. 늘 우중충한 하늘과 비만 보고 있으니까 어제랑 오늘이 다르지 않고 내일과 오늘이 다르지 않다. 장마가 사람 기운을 다운시키는 건 단지 우중충한 날씨 때문이 아니라 자극 없는 일상이 반복돼서 오는 지루함이지 않을까 싶다.


사람은 자극의 동물이다. 노인들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시점이 청력이 떨어질 때라고 한다. 청력은 내가 의식하지 않아도 늘 소리로 두뇌를 자극시킨다. 청력이 떨어지면서 두뇌를 자극시키는 요소가 급격히 줄어들고 이때부터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거다. 꼭 노인이 돼야지 치매에 걸리는 건 아니다. 변화하지 않고 자극 없는 일상에 늘 노출되어 있으면 우리는 정신적인 치매에 걸려 늘 자신을 잊어버리는 삶을 살 수 있다. 


사람은 변화 속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한다. 고정된 나와 변환된 환경의 충돌 속에서 새로운 자신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장마는 일상을 무료하고 지루하게 만들지만 이를 바라보는 새로운 환경설정은 내가 어떻게 하냐에 달려 있는 문제다.  

매거진의 이전글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는 기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