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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Aug 21. 2020

정신이 성숙해지는 순간

우리는 늘 성장을 추구한다. 키를 재면 키가 성장했는지 알 수 있고 성적은 성적표를 보면 성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정신이 성숙해지는 순간은 똑 부러지게 체감할 수 없다. 하지만 난 딱 이 순간을 맞이하면 내 정신이 성숙 해졌구나를 스스로 체감한다.


그건 나 스스로 세운 원칙을 깨고 새로운 원칙을 세울 때다. 우리는 살다 보면 알게 모르게 자신만의 원칙이 생긴다. 이럴 때는 이렇게 해야 하고 저럴 때는 저렇게 해야지 와 같은 내 마음속 법칙이다. 예를 들어, 친구와 돈거래는 절대 하지 않을 거야 혹은 거짓말은 하지 않겠다 다. 원칙은 누적된 자신만의 경험을 토대로 세워진다. 


원칙이나 신념을 깬다는 건 엄청난 저항 에너지에 맞닥뜨렸다는 거다. 이건 자신의 원칙을 깰 정도로 새로운 사실을 경험했다는 거다. 예를 들어, 재심은 확정된 판결에 중대한 오류를 발견해서 비상수단적인 구제 방법이다.  재심을 받아들인다는 건 스스로의 원칙적 판단을 수정하고 새로운 판결을 세우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재심은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하지만 재심은 자신의 판단을 스스로 돌아볼 수 있고 법과 정의를 새로운 토대 위에 세우는 토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숙한 발걸음이다.


원칙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 특히 나이가 들 수록 세상을 보는 자신만의 관점이 생기고 세상은 이런 거야 라는 고정관념이 생길수록 더 그렇다. 자신만의 관점과 원칙으로 보면 맞다 아니다가 확실해서 세상 살기가 편하다. 새로운 원칙과 신념을 세운다는 건 피곤함을 자처하는 거다. 하지만 그럴수록 새로운 사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그 새로운 사실을 통해서 자신의 원칙을 깨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깨진 원칙의 토양 위에서 새로운 원칙을 세우는 데도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그 순간 우리의 정신은 성숙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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