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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Nov 11. 2020

은퇴 후의 시간

엄마의 도전

엄마가 얼마전에 톡으로 시니어 한복 모델 예선 통과했다고 톡을 보냈다. 작년부터 이런 게 있다는 걸 알고 나에게 찾아봐달라고 했었다. 난 사이트를 찾아서 링크를 전달드린 기억이 있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개최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신경을 끄고 있었다. 그런데 언제 지원했는지 예선 통과했다며 톡을 보낸 거다.


엄마의 키는 168cm 정도로 또래에 비해 좀 큰 편이기는 하다. 어렸을 때 엄마는 여자가 키만 커서 어디다 쓰냐고 외할머니에게 구박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키가 작아 보이려고 허리를 숙이고 꾸부정하게 걸어 다녔다. 지금도 그 습관이 남아 있다. 늘 엄마는 내가 걸을 때마다 좀 어깨도 피고 당당하게 걸으라고 한다.


엄마 나이는 60을 넘겼다. 옛날이면 노령이지만 요즘은 노령도 아니다. 어릴 때는 큰 키 때문에 구박을 받았지만 이제 그 키 덕분에 또 다른 삶의 목표가 생겼다. 엄마는 가족들 먹여 살린다고 먼지 나는 공장에서 일했다. 자식들 모두 출가시키고 난 후에는 자신의 인생을 즐기는 모습이 좋다. 엄마와 사진을 찍을 때마다 얼굴이 많이 편해졌다는 느낌이다. 안주하지 않고 늘 또 다른 목표를 잡고 사는 엄마 모습을 보면 나에게도 늘 자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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