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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태도

by 고로케


일을 어렵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일을 어렵고 복잡하게 만들어야지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같다. 그렇게해야 상사한테 인정받는다고 생각하면 인생이 가련하다.'이렇게 어려운 일을 제가 해냈습니다. 부장님 저 대단하죠 칭찬해주세요.' 하지만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어렵게 만들어서 하는 것과 애초에 어려운 일을 하는 건 다르다. 이런 사람이랑 같이 일하면 속에 열불나고 5옥타브 샤우팅을 꼽고 싶은 생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냥 암세포다.


뇌과학자 정재승은 게으른 사람이 일을 잘한다고 했는 데 이 말은 맞다. 일단 게으른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최소의 에너지를 투여해서 성과를 뽑을 생각부터 한다. 몸을 일으켜 세워서 손가락으로 채널을 돌리는 것 보다 발가락만 까닥해서 채널을 돌리는 게 에너지 소모가 적다. 옆에서 보기에 모양이 빠지기는 하지만 뭐 어떠랴. 채널만 돌리는 게 목적이라면 그 목적은 성공한거다. 거기다가 에너지도 세이브했다. 하지만 일을 어렵게 하는 사람들은 티브이와 리모콘의 각도를 고려해서 최적의 스팟을 설정하고 손가락 악력의 몇프로로 했을 때 채널이 잘 돌아가는 지 생각하며 온갖 지랄발광을 다한다. 그런 사람이 발가락으로 툭 채널을 돌리는 모습을 보면 저거 일 대충한다고 딴지다.


제일 같이 일하고 싶은 상사 유형이 게으르고 똑똑한 사람이라고 떠도는 데 이건 진리다. 팀원들 피곤하게 만들지 않고 최대의 성과를 뽑아 분배해주는 상사가 최고다. 일 못하는 사람을 흔히 변죽만 울리고 만다고 한다. 핵심을 간파하지 못하고 쓸때 없는 곳만 두드리면서 에너지를 소모하는 거다. 게을러져야 한다. 어쩌면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게으른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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