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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로케 Sep 03. 2020

잘 베끼는 법

창조는 모방에서 시작한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모방이라는 말을 오해한다. 이 말을 오해하는 사람들은 거의 모사품을 만들고 자기가 창조했다고 한다. 창조의 시작은 모방이라는 말을 멋대로 오해해서 그렇다. 창조는 모방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그건 시작일 때만이다. 끝도 모방이어서는 안 된다. 모방은 트레이닝 과정에서만 용인된다. 자신의 인장을 찍는 콘텐츠에서 모방은 용납이 안된다. 이건 표절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타인의 콘텐츠에서 훔칠 수 있는 건 딱 한 가지다. 정서다. 정서만을 훔쳐야 잘 베끼는 거다. 내용을 그대로 따라 해서는 안된다. 더 이상을 베끼면 그것은 표절이지 창조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표절시비에 말려드는 건 콘텐츠 결과물을 따라 했기 때문이다. 결과물은 객관의 영역이다. 그것은 과학적인 엄밀성으로 똑같다는 걸 밝힐 수 있다. 따라서 창작자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표절이 되는 거다. 그렇다면 우리가 베낄 수 있는 건 객관적인 게 아니라 주관적인 게 돼야 한다. 


정서는 주관적이다. 콘텐츠는 이 주관적인 정서를 객관적인 결과물로 표현하는 것이다. 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건 콘텐츠의 객관적인 결과가 아니다. 그 콘텐츠가 안고 있는 정서다. 난 그 정서를 촉매제 역할로 하여 나만의 방법으로 그 정서를 해석한다. 그렇게 해석된 정서를 토대로 결과물을 창작한다. 


정서를 참고하는 것만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남이 만든 좋은 정서를 캐치하되 그 정서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석해서 표현해야 한다. 좋은 배우는 정서의 스펙트럼을 잘게 쪼개서 내 것으로 만들고 그것을 자신만의 표현법으로 표현한다. 명배우는 타인의 연기를 얼굴 근육과 표정, 제스처를 그대로 따라 하지 않는다. 단지 그 정서만을 따라 할 뿐이다. 명배우가 연기하듯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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