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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온 Apr 20. 2021

당신은 그런 [스승]과 함께 인가요?

앙리 마티스 I 푸른 블라우스를 입은 젊은 여성, 1939

[스승] : 자기를 가르쳐서 인도하는 사람.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배울 때, 곁에는 언제나 스승의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있었다.

어려서는 부모님이, 학교에서 선생님이, 사회에 나가서는 선배가 그 역할을 해주었다.

그리고 어른이 된 뒤에는, 새로운 일을 해나가거나 무엇이 옳은지 판단이 잘 서지 않을 때 책이나 도움이 되는 영상을 찾아보곤 했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인물들은 또 다른 나의 스승이 되어 내 삶의 길라잡이가 되어주곤 했다.


하지만 가끔 그럴 때가 있다.

얼굴을 마주 보며, 따뜻한 차나 식사를 같이 나누며,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어깨 다독여주며 진심 어린 조언과 용기를 건네줄 누군가가 곁에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 때.

나에겐 요즘이 그런 때였다.




앙리 마티스와 리디아 델렉토르스카야

러시아에서 태어난 소녀 리디아는 12살에 의사였던 부모님을 잃고 17살, 러시아 혁명을 피해 파리로 오게 되었다.

의사가 되고자 소르본 의대에 들어갔으나 가난으로 학업을 포기한 뒤 점원과 영화 엑스트라 등의 일을 전전하며 어렵게 생활했다.

그런 그녀가 우연히 마티스를 만나게 되었다.

처음 마티스와의 만남은 반즈 재단 벽화 작업을 위한 작업 조수로서였고, 그 일이 끝난 뒤에는 몸이 아픈 아내를 돌보기 위한 가사 도우미로 곁에 머물렀다.

함께 지낸 몇 년 뒤 마티스는 리디아를 모델로 그리기 시작했고,  골격이 크고 시원한 얼굴 생김새의 리디아는 점점 단순화되던 마티스의 작업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다.

리디아는 모델일만 한 것이 아니라 조수로서 여러 일들을 처리했고 마티스의 작업 과정을 사진과 기록으로 남기는 등 그의 예술을 꼼꼼히 기록했다.

그녀는 마티스의 조수와 비서이자 말동무까지 되어주며 그의 마지막까지 함께 했다.

마티스는 죽기 전날 리디아를 불러 드로잉을 해주고 '이제 이것으로 내 작업은 끝났다'라고 말한 뒤, 다음날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흔희 리디아를 마티스의 큰 조력자라고 말한다.


나는 생각해 본다.

리디아에게 마티스는 어떤 존재였을까?

한 사람의 예술가를 곁에서 지켜보며 그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진심으로 도왔고 그의 예술을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했던 그녀.

그녀는 마티스를 ‘인생의 스승’으로 생각하며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하지 않았을까?



내 삶의 스승

                          

늘 누군가 옆에 있었고 조언해줬기에 그 소중함과 감사함을 몰랐던 것 같다.

모든 걸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어른인 나.

두 아이를 낳아 키우는 엄마인 나.

나의 행복을 찾아 한 걸음씩 걸어가고 있는 나.


요즘 새로운 일들을 해보는 중인 나는 생각한다.

지금의 나에게도 그런 삶의 스승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런 사람을 만나 자신의 인생을 그를 위한 일을 하며 묵묵히 자신이 만든 길을 걸어간 리디아.

단단하며 흔들리지 않았던 그녀의 그 길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바라본다.

살아가며 언젠가 나도 그런 ‘삶의 스승’을 만나게 되기를..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좋은 영향력을 건네 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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