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인 나를 뭐라 소개하지
어느날 정말 마음에 드는 영상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평소에 저는 댓글이나 좋아요 하나 누르는 것도 인색한 편입니다.
그런 제가 얼마나 마음에 들었으면 영상을 만든 유튜버에게
장면의 글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적은 첫 문장이
"안녕하세요. 저는 평범한 직장인 입니다.(...)"
였습니다.
'아 내가 10년을 넘은 시간동안 애써서 결국 된게 평범한 직장인인가?'
무언가 마음의 커다란 구멍이 뚫린듯 허망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이 아닌 단어로 나를 표현할 수 있을까?
다른 거창한 (예를 들면 영상을 보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입니다.라던가)
수식어를 붙여서 나는 나를 표현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더군요.
이상하게 그렇게 말을 하는 것 자체에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공간이고, 나라는 존재가 글자 하나로
표현될 수 없다고 생각은 하지만 마음에서 나오는 단어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갑자기 머릿속에 한 가지 상황이 떠오르더라고요
"직업이 어떻게 되세요?"
"아 저는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직업이 이렇고 어디에서 일하고-"
분명 저는 이렇게 대답할 것 같습니다.
대기업도 아닌 작은 회사를 다니는 저는
왠지모르게 나 빼고 모두가 멋진 것만 같은 세상 속에서
스스로 멋진 수식어를 붙여서 말하지 못할 것만 같더라고요
뻔히 보이는 위축된 모습과 적게 버는 연봉이 스쳐지나가고
상대방의 연봉이 궁금하며, 나보다 좋은 직장을
가지고 있을 상대에 대한 부러움과 시기
나를 향한 비판까지 갑자기 머릿속에
심각한 상황극이 펼쳐졌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지금 다니는 회사를 낮추거나 별로라고
욕하는게 아닙니다. 전 지금 회사가 좋습니다.)
갑자기 난잡하게 펼쳐진 머릿속에 상황극들을
어찌저찌 정리하고 보니
저는 이렇게 평범한 사람이 되려 10년을 노력하며
아둥바둥 살아왔을까- 라는 명료한 문장으로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분명히 살아온 과정들이
정말 치열했고, 최선을 다해서 살아온 삶이
취업을 하고 났더니 단순하게도 '평범한 회사원'으로
나를 표현하고 있는 스스로를 바라보면서
저는 밉기도 하고, 아직도 갈길이 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행히 하나 확실한건
'평범한 회사원'은 죽어도 되기 싫다는 거부감이었습니다
평범하게 살고 싶지 않고, 나에게 멋진 색채가 입혀진
그런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욕망이 솓아 올랐음을
거부감을 통해 역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그 유튜브 영상의 댓글에
'평범한 회사원 입니다.' 라고 시작하여 글을 끝맺었지만
언젠가 저는 멋진 수식어가 붙은 색채있는 사람이 되어
멋진 단어로 저를 다시한번 그 유튜버 분에게
소개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