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정도 소유한 쉐보레 말리부를 지난해 12월 떠나보낼 때 정말 아쉬움이 컸다.
남들이 뭐라고 할지 몰라도 나에게는 정말 만족스러운 자동차이자 첫 세단이었다.
누적주행거리 10만㎞을 넘어서니 자연스럽게 잔고장이 생겼고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말리부를 매각하기로 했다.
다음 차는 아내와 상의 끝에 가족들을 배려한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로 결정했다.
우리가 차를 바꾸기로 마음먹은 것은 2021년 11월 경.
당시 구매리스트는 볼보 XC60과 V60 CC, 제네시스 GV70 등
30대 후반 아빠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봤을 법한 자동차들이었다.
하지만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대기기간이 문제였다.
자연스럽게 대기기간이 짧은 브랜드에 눈을 돌리게 됐다.
포드 익스플로러를 생각하게 된 건 대형SUV라는 커다란 차체도 매력적이었지만 미국 브랜드에 대한 이질감이 적었던 것도 한 몫 했다.
미국 자동차들 특성상 인테리어가 다소 아쉽고 단차 등 사소한 품질 문제는 있을 수 있다. 이미 나는 말리부로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큰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게다가 영업사원에게 들은 할인금액도 상당히 마음에 들어 익스플로러 2.3을 구매했다.
3.0이 아닌 2.3을 출고하게 된 이유는 가성비였다.
3.0만큼은 아니지만 2.3도 넉넉한 가속성능을 발휘했다.
3.0에는 디지털 계기판이 들어가지만 2.3에는 빠져있다. 그러나 3.0이 디지털 계기판이 흔히 벤츠나 아우디, BMW 만큼은 화려하지 않기 때문에 2.3의 아날로그형태 계기판도 깔끔하고 좋은 느낌이었다.
특히 3.0의 세금도 무시할 수 없었다. 다만 외관에서 아쉬운 건 지나치게 웅장한 느낌인데, 이는 100여만원의 블랙에디션 작업을 통해 해소했다.
아빠 입장에서 익스플로러에 가장 만족하는 점은 2열 공간이었다.
편안하게 자는 아이 모습을 보면서 이보다 뿌듯할 때가 없다. 광활한 선루프를 통해 아이가 햇님과 별님을 보며 즐거워하는 것도 이 차를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2열의 넉넉한 거주성은 부모님도 만족시켜 드릴 수 있었다. 가끔 장인어른, 장모님을 포함해서 어른들을 2열에 모셔야 할 때가 있는데 말리부의 비좁고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완전히 잊을 수 있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수작업을 통해 많이 개선했다. 볼보 아리야가 너무 부러웠던 것 중 하나였다.
익스플로러에서도 아리야라는 외침을 통해 네비게이션 등을 포함해 각종 기능을 동작시킬 수 있었다. 나름 노하우로 80%까지 볼보와 맞췄다.
주행에서 아쉬운 점은 두 가지다.
중저속에서 꿀렁임이 생각보다 심하다는 것이다. 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 흡수롤 완벽히 하지 못 하는 것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프레임바디 한계라는 생각이다.
연비 경우엔 2개월 총 누적주행거리가 2400㎞로 평균연비는 10.5㎞/l를 기록했다. 2000㎏가 넘는 이 덩치에 이 정도 연비는 매우 만족스럽다.
아 크기가 크다보니 아내가 운전하기 좀 부담스러워한다는 것도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한 번에 통과했던 길을 이제는 핸들을 두 번 정도 돌려서 통과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생겼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내가 딱 기대했던 수준을 완벽하게 채워주는 자동차다. 기대 이상도 기대 이하도 아닌 내가 생각했던 그 정도라는 의미다. 팰리세이드의 화려한 옵션은 없지만 기본기가 탄탄하고 주행감 좋은 패밀리 SUV. 포드 익스플로러다.
해당 내용은 전민준의카시트에 출연한 차주분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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