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익스페디션은 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 가장 큰 사이즈의 SUV다. 포드 SUV가 가진 여러 장점 중 엔진출력, 편의성, 그리고 공간 활용성을 겸비했지만 가장 걸리는 것은 에어서스펜션이 빠져있다는 점이다.
익스페디션의 차급을 봤을 땐 에스컬레이드와 에비에이터 등 대형SUV와 경쟁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국내에서 포드의 이미지를 고려했을 때 소비자들은 에스컬레이드와 에비에이터와 비교하기보다 대부분 8000만원대 중대형SUV와 같은 선상에 놓는다.
문제는 8000만원 가격대에 에어서스펜션을 적용한 중대형SUV이 즐비하다는 것.
대표적인 것이 바로 지프 그랜드체로키l이다. 그랜드체로키l은 링컨 에비에이터와 비교대상으로 꼽힌다. 그랜드체로키l이 가진 고급감과 에어서스펜션 때문이다. 이는 곧 익스페디션이 포지션이 애매하다는 의미다.
에어서스펜션이 빠져있는 익스페디션. 그랜드체로키L과 비교시승하면서 이 차의 장단점을 느낄 수 있었다.
비교시승코스는 수원 영통 일대로 각각 10㎞를 주행했다. 이날 시승은 지프 수원전시장 홍승완 과장과 함께 이뤄졌다. 홍승완 과장은 전문성까지 갖춘 확실한 분이다. 시승코스의 70%는 요철이 있는 도심구간, 나머지 30%는 90~110㎞/h로 주행할 수 있는 구간으로 구성돼 있다.
일상에서 가장 마주하기 쉬운 코스다. 이날 기자는 2열에 탑승했는데 도심에서 2열 승차감은 좋지 않은 편이다.
노면의 잔진동이 탑승자에게 그대로 올라온다기보다는 흔들림이 굉장히 심했다. 다행인 것은 흔들림 이후에 진동이 차체에 오래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같은 구간을 그랜드체로키L로 주행했을 때는 멀미가 없었다.
익스페디션 2열에서는 멀미했다는 점은 2열 승차감을 몸이 표현하는 게 아닌가 싶다. 중고속으로 주행할 때 두 차 승차감은 큰 차이가 없다. 이것은 오히려 에어서스펜션을 내세우는 그랜드체로키l에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익스페디션은 3.5ℓ V6에코부스트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05마력과 66㎏·m의 최대토크를 갖췄다. 10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돼 있다. 그랜드 체로키L에는 업그레이드된 3.6ℓ V형6기통 VVT 펜타스타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35.1kg·m의 힘을 갖췄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있다.
두 차의 가속성능은 확연하게 차이 난다. 일상 주행을 하다가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 급가속을 하는 순간 그랜드 체로키L은 터보렉이 강하게 느껴지지만 익스페디션은 터보엔진임에도 자연흡기와 같은 엔진음과 부드러운 질감으로 시원하게 뻗어나간다.
사실상 가속과 주행감 부분에서는 익스페디션이 한수 위다. 이는 후륜구동 기반의 구동에 10단 자동변속기를 잘 조합해 놓은 포드의 기술력의 증거이기도 하다.
옵션은 큰 차이가 없지만 완성도 부분에서는 그랜드체로키l이 우수하다. 후방카메라의 화질이나 응답성, 계기판 정보 전달능력 등 모두가 그렇다. 도심 주행이 많은 이에게는 그랜드체로키l을 고속주행이 많은 이에게는 익스페디션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