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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정애 Dec 18. 2018

독립적인 아이가 사회성도 뛰어납니다.

아이가 걷고 바깥세상을 탐험하기 시작하면 부모인 우리는 '아이의 사회성'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놀이터를 나가고, 문화센터를 다니고, 집으로 비슷한 또래의 이웃들을 초대해 아이들끼리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을 하지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회성'이라는 명목 하에 가진 만남이 사회성은커녕 발달시킬 기회를 빼앗고, 심지어 '우리 아이는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인가?'라는 고민을 안겨줍니다.


아이와 함께 할수록 제가 가진 고정관념들이 부서지는 순간들을 종종 만나는데요, 누구와도 허물없이 잘 어울리는 사람을 보고 '사회성이 참 좋구나.' 생각하며 부러움을 가졌던 저는 '나 자신의 소중함을 알고 나만큼 상대방도 소중한 사람임을 아는 것! 그렇기에 자신이 먼저 독립적이어야 함'을 아이를 통해 배웠습니다.


처음 단체생활을 시작한 7살, 유치원 원장님께 "이렇게 아름다운 아이는 처음 보았습니다."라는 말씀을 들은 이후 종종 학교 학부모 상담에서 "아름다운 아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아들은 거절하고 싶을 때 편하게 거절하고, 상대방의 도움이 필요할 때 편하게 요청을 합니다. 분노할 때는 언어로 적절하게 표출을 하지요. 자기감정을 돌려 말하거나 거짓 또는 과장되게 표현하지 않고 군더더기 없이 정확하게 표현합니다. 자신에 대해 너무도 잘 아는 아이가 때로는 무척 부러울 정도지요.


2년 주기로 타 도시로 이사를 다녔기에 가까이 어울리는 친구도, 가까이에 친인척도 살지 않았기에 기관 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오로지 엄마·아빠와의 깊은 교감이 안정적인 사회성의 기틀이 되었던 듯싶습니다.

<배려 깊은 사랑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의 저자 '최희수 선생님'은 책에서 '부모의 감정, 태도, 행위, 가치 판단 등을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시키는 동일시를 통해 사회화가 이루어진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결국 부모가 때로는 아이의 수준으로 내려가 함께 놀고, 때로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야 하는데 아이의 발달단계와 심리상태를 잘 알고 있으면 유리하지요.


저는 그 팁! 을 아이 동화책에서 종종 얻곤 했었는데요, 아이 동화책을 보며 아이의 눈높이를 가늠하고 그 높이의 대화나 행동을 배울 수 있었답니다. 때론 책의 뒷부분에 수록된 '부모님께'로 시작하는 글들은 여느 육아서 못지않은 역할을 했고요.


<넌 아주 특별해!>를 읽으며 '자긍심'은 '네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뜻함을, 자긍심을 키워 준다는 것은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임을 배웠습니다. 

물감놀이를 할 때 손가락에 물감을 묻혀 종이에 꾹 찍으며 "어? 너랑 엄마랑 다른 모양이 나타났네"

"아들아, 이 세상의 그 어떤 누구도 너하고 똑같은 손가락 도장을 만들지는 못해. 온 세상에서 너는 딱 하나밖에 없는 존재란다. 넌 그 자체로 이미 특별해!"라며 놀이하는 순간에도 책 속의 내용을 빌려 아이의 존재를 축복해 줍니다.







<알리키 인성교육 : 대화> 책을 읽곤 어떤 감정은 말하기 쉽지만 어떤 감정은 말하기 어려울 수도 있음을, 그럴 때 나 자신과의 대화 '일기'를 쓰면 내가 무엇 때문에 괴로운지 알 수 있음을 배웠지요. 

그 후론 살며 느끼는 고충을 일기장에 글로 풀어내며 글을 쓰는 동안 내 감정을 분명히 느끼고, 괴로움을 해소할 수 있었답니다.










<When I feel angry>를 통해 누구나 화가 날 때가 있음을, '화'자체는 나쁜 게 아니지만, 잘못된 행동은 나쁜 것임을 배우고 화를 건전하게 표출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었지요.





블레즈 파스칼은 "세계의 모든 문제는 사람이 방 안에 홀로 있는 능력의 부재에서 비롯된다."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오롯이 혼자 독립적일 수 있을 때 또 함께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다비스칼리의 <나는 기다립니다...>는 단순한 이야기 속에 인생의 정수를 담고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끝없이 꿈꾸고 바라고 기다리는 일로 이루어지는 삶 속에서 나는, 그리고 내 아이는 무엇을 기다리고 꿈꾸고 있을까?... 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긴 여운이 남는 동화지요.


하루 종일 하고픈 일에 열두하며 책을 가까이하는 아이를 향한 주위의 염려스러운 목소리들, 단체 생활의 즐거움보다 아직은 혼자 있는 시간을 더욱 좋아하는 아이의 모습들.  불안해하기보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함께 놀이를 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내 아이만의 고유한 시간을 존중하면서 부모가 함께 시간을 보낼 때 아이는 오롯이 설 수 있고, 굼극엔 함께 아름다운 존재로 빛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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