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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정애 Feb 07. 2019

언어와 문화와의 관계

언어와 문화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 문화가 언어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언어가 문화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요. 한 나라의 언어에는 그 나라의 문화가 반영되어 있기에 언어를 고려하지 않고서 문화를 이해할 수는 없고, 또 문화를 배제하고서 언어를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발음이 좋고, 문법적으로 맞는 말을 사용하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지요.

발음이 조금 서툴러도,  문법이 조금 어색해도, 영어권 문화를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대응하며, 상대방 말의 내용과 행동의 의미를 이해하고 소통을 할 때 영어를 정말 잘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외국어로써 영어를 배우는 우리에게 영어권 문화를 배우기 가장 좋은 수단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그 나라에 가서 살지 않는 한 최고의 수단은 영어동화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들이 보는 영어동화책을 살펴보면, 좋은 교재나 선생님을 통해서는 결코 알 수 없는 영어를 쓰는 사람들의 문화가 녹아있음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이가 빠져서 기분이 좋은 Matthew. 이를 시기한 Jessica는 옥수수 낱알에 색칠을 해서 '빠진 이'처럼 보이게 한 다음, 그 가짜 이를 베개 밑에 넣어둔다. 아이들이 잠이 들자 Tooth Fairy가 나타나 조그맣게 줄어든 아이들을 Tooth palace에 데려가며, 베개 밑의 두 이도 함께 가져간다.]


이가 빠졌을 때의 풍습을 다룬 [Tooth fairy] 이야기를 통해, "까치야, 까치야. 헌 이 줄게 새 이 다오~"라고 노래를 부르며, 지붕 위로 '빠진 이'를 던지는 우리네와 문화가 다르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젖니가 빠진 날, 미국과 영국의 아이들은 '빠진 이'를 베개 밑에 넣고 Tooth Fairy가 나타나길 기대하며 잠에 들지요. 아이들이 잠든 사이 Tooth Fairy는 빠진 이를 가져가는 대신 그 자리에 돈이나 보물을 선물로 넣어둡니다.(부모가 빠진 이 대신 돈이나 보물을 넣어두는 Tooth Fairy 역할을 하는 건 세계 공통 역할이지요?...)


[The Napping house : 잠을 자는 집]이라는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를 끄는 이 책은 할머니가 주무시고 그 위에 아이가 잠을 자고, 그 위에 다시 강아지가 코를 골면서 자는 이야기 책인데요...

익살스러우면서도 편안한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네 가정과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집안에서도 신발을 신고 있다는 점인데요, 침대 밑에 신발을 벗어놓고 아침에 일어나면 그 신발을 신고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와는 다른 서양인들의 생활방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동화책은 글과 그림을 통해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감동을 주는 것을 넘어 그 나라의 문화까지 보여주지요. 그러기에 아이가 가장 기분 좋은 시간에 재미있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은 언어생활의 기본 바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매일 영어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은 어쩌면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문화를 간접 체험하게 해주는 '세계 여행'일지도 모르겠어요. 

[여행은 발로 하는 독서, 독서는 머리로 하는 여행]이라고 하지요!

영어 동화책을 읽어줄 때, 단순히 단어의 뜻이나 문맥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말고, 글과 그림을 통해 작가가 전달하려고 하는 것을 섬세하게 느끼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 마음이 있을 때 영어책을 읽다 상상에 빠진 아이를 사랑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고, 그림을 보며 우리말로 묻는 아이에게 친절하게 설명을 해 줄 수가 있습니다. 


영어공부를 강요하는 대신,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의 그림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언어의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편안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 환경 속에서 영어의 문장 구조를 익히게 되고, 옳고 그른 문장을 구별하는 언어적 감각은 물론, 그 나라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체화하게 되지요. 

영어동화책을 통해 안방에서 세계 여행을 하는 즐거움, 아이와 함께 누림은 우리 부모들의 특권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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