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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정애 Dec 27. 2018

과정을 즐기는 편안함

목적 없는 즐거운 마음으로 오늘도 아이와 한바탕 신나게 놀아보자!

아이가 2개월쯤 되었을 때, 우연히 틀었던 TV장면을 저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또한 그날의 충격도 함께!


♪Twinkle Twinkle little star! How I wonder what you are~♬


서른이 다 되도록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 만 알던 저는, 학창 시절 팝송 한곡 따라 부르고픈 욕망에 한글과 영어 가사를 동시에 받아 적은 종일 들고 외워 불렀던 기억이 있는데요...

4, 5살쯤으로 보이는 어린아이들이 영어로 노래를 부르다니! 그 소리는 신선함 그 자체였답니다.


한참을 노래 부르는 아이들의 예쁜 모습을 넋 놓고 바라보다, TV를 끄곤 인터넷 창을 열었습니다.

학창 시절 팝송 가사의 단어 하나하나를 받아 적었던 것처럼 동요 가사를 종이에 적었어요.

그리곤 수시로 가사를 적은 종이를 들고 노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동요였지만 한 곡을 가사를 보지 않고도 능숙하게 부를 수 있게 되자 왠지 모를 뿌듯한 기분마저 들었어요. 마치 팝송 한곡을 멋들어지게 부른 것처럼...!^^


돌이켜보면 이 신선한 충격! 이 영어교육의 시작이 아니었나 싶어요.

심한 아토피로 내려놓지 못하고 내내 안고 키워야 했던 아이에게 많은 이야기와 노래를 들려주었던 그 시절, 영어동요를 알고부터 우리말 동요만 불러주던 제가 영어로도 불러주기 시작했으니까요!


'내가 한국인 엄마라 한국어가 편해서 한국어를 사용할 뿐, 이 아이가 미국인 엄마에게서 태어났으면 영어를 듣고 자라겠네!'

문득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저는 우리말 책이든 영어책이든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책을 읽으며 그 언어로 감동하는 아이를 종종 상상하며 행복해했어요. 그 행복을 동력 삼아 영어동화책과 영어동요를 도구로 저 역시 영어실력 향상은 물론 제2의 동심을 마음껏 누렸음은 덤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아이의 기저귀를 갈며 "I see a baby whose diaper is wet~ ♬"

아이와 세수를 하며 "This is the way we wash our face, wash our face~ ♬"

길을 걸으며 "Walking walking walking hop, hop, hop~ ♬"


일상생활 속 아이와 부르는 노래는 우리말인지 영어인지 상관이 없었어요.

그저 눈 마주치고 아이와 보내는 시간에 하나의 즐거운 '꺼리'가 되어줬을 뿐이니까요.

가끔, 아이에게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고 영어 동요를 불러주는 저를 보고 주변에선 영어를 일찍부터 들려주면 혼란이 온다거나, 많은 부작용이 뒤따르니 학습할 나이에 시작하라는 적잖은 충고를 듣기도 했었답니다. 


'내가 지금 영어를 가르치고 있나?'

많은 생각 끝에 저는 그저 영어라는 소리도 있음을 들려줄 뿐, 아무리 생각을 해도 학습을 시키고 있지는 않았어요. 그저 태아의 얼굴도 보지 않은 채 말을 거는 것처럼, 신생아에게 말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그저 말을 거는 것처럼! 영어라는 언어가 노래를 부르고, 책을 읽는데 또 하나의 도구일 뿐, 가르치려 하지 않았기에 그들의 충고는 그들의 의견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유독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적잖은 주변의 참견을 듣게 됩니다.

하나의 사항을 가지고 어떤 사람은 긍정적으로, 어떤 사람은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아이러니하게도 참 재미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마음의 안경이라고 하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데, 안경 렌즈가 파란색이면 세상이 파랗게 보이고, 안경렌즈가 노란색이면 노랗게 보이기 마련이죠.


사실, 저는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영어책을 읽어주고, 영어동요를 불러주었던 것이 결국은 언어 학습의 기본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학교에 가면 배울 테니 그때 '엄마 무릎에서 한 번쯤 들어본 소리(언어)였음을 떠올리기만 해도 참 좋겠다!'라고 생각했을 뿐, 더 이상의 욕심이나 기대가 없었어요. 그렇기에 아웃풋이 언제 될까? 이 방법이 맞나, 저 방법이 맞나를 확인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목적(욕심) 없는 즐거움이 때로는 과정 자체를 편안하게 만들고 편견 없는 시선을 갖게 해 주는 것 같아요.

조기 영어 찬반론에 주장을 펴기보다 저는, 제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와 보내는 시간에 '영어'라는 도구 하나 더 생겼다!라는 편안한 마음으로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마음이 앞서야 웅얼웅얼 거리는 아이의 소리에 감탄할 수 있고, 영어동화책을 보지 않아도 영어 DVD를 낯설어해도 결국은 '부모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준 영어환경'을 좋아할 수 있게 지혜를 모을 수 있으니까요.


결과가 아무리 훌륭해도 과정이 즐겁지 못하면 지속하기가 어렵습니다. 결과는 일단 내려둬요.

아무리 부모가 아이에게 학습을 시키지 않고 강요하지 않는다고 해도, 결국 학교가 친인척이 이웃이, 사회가 학습을 시키더라고요. 그러니 엄마는 그저 편안한 환경에서 무언가를 배우는 그 자체가 즐거운 일임을 알게끔만 해줘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목적 없는 즐거운 마음으로 오늘도 아이와 한바탕 신나게 놀아봅시다!

여기에 영어동요가 더해지면 춤을 추기에도 노래를 부르기에도 함께 할 '꺼리!'가 좀 더 풍부해짐을 상기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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