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을 마치고 휴대폰을 보니 아이에게서 문자 한 통이 와 있더군요.
'엄마, 열이 나서 힘들어요...'
웬만큼 아파선 표현하지 않는 아이가 보낸 메시지라 걱정이 되어 서둘러 집으로 갔답니다.
급하게 있는 재료들 꺼내 죽을 끓여 먹이고 설거지를 하고 집안일을 마치고 보니 아이는 어느새 잠들어 있더군요.
오환이 동반된 고열로 이불을 턱 끝까지 끌어당겨 잠든 아이가 안쓰럽더니,
새벽녘 열이 조금 내리면서 더운지 이불을 걷어차는 모습에 안심을 하며 저도 그제야 잠들었는데요...
날이 밝으면 아이 열이 똑 떨어져 있길 기도하며 아이를 바라보다 문득,
아...
부모는 아이 곁에 이불과 같은 존재겠구나... 그런 존재로 살아야겠구나...
필요할 땐 끌어당겨 덮고,
필요하지 않을 땐 개어놓고 나가는...
먼저 나서기보다 아이가 원할 때 온기를 전해주는 그런 존재가 되어야겠다.
그런 포근하고 따뜻한 이불 같은 엄마가 되어야겠다.
다짐한 지난밤을 떠올리며 오늘 아침 출근길 하늘을 올려다보니
눈물이 핑~ 도네요.
22년 전 하늘로 간 엄마와
2년 전 하늘로 간 아빠.
제게 이불 같았던 엄마, 아빠가 무척 보고픈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