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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wa Seub Lee Nov 16. 2022

회사 몰래 아카이브를 털어보았다
(1)

1970~1980년대 대구경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1. 프롤로그


일단 이 글을 처음 읽을 사람들에게 필자의 소개를 간단히 하는 것부터 이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필자는 현재 39세이며 태어나서 한 번도 대구 밖에 주민등록을 두어본 적이 없는 대구 토박이다. 초, 중, 고, 대학교, 심지어 군대까지 대구에서 복무했으며, 직장도 대구에 있는 지역지 '매일신문'에서 기자로 근무 중이다. 


브런치에 이 공간을 만든 건 정말 '아까워서'다. 예전 디지털국 근무 때 '50년 전 대구' 혹은 '50년 전 매일신문'이라는 제목으로 회사 내부 신문 아카이빙 홈페이지를 이용해 이런저런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처음 맡을 때에는 '이걸 누가 읽겠나' 싶어서 이 코너의 성공에 대해 반신반의했었고, 실제로도 열독률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런데, 이 코너를 하면서 기사만 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광고라던가, 공고 등 그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여러가지 콘텐츠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안그래도 2021년 사회부 대구 수성구 담당일 때 건축 관련 문제를 기사로 쓰면서 대구 시내 아파트의 '역작' 중 하나라 하는 '한양 가든테라스하우스 아파트'에 대해 우리 회사가 아카이빙을 안 해놓은 게 매우 아쉬웠다. 그러던 중 디지털국의 한 선배가 "글이 재미있던데, 책으로 내면 어떨까요?"라는, 나의 능력을 너무나 과대평가한 소감을 이야기하셨다. 그 때는 그냥 흘려들었다. 굳이 누가 보겠느냐는 자격지심도 한 몫을 했고.


재미있는 건 이 아카이빙 홈페이지를 내가 심심하면 들어가고 있더라는 거다. 사회부 시절때도 기사 아이템 못 구해서 '에라 모르겠다' 배 쨀 때면 어느순간 나는 회사 옛날 신문 아카이빙 사이트에 들어가 옛날 신문들을 훑어보고 있었다. 가령 오늘이 11월 16일이면, 1970년 11월 16일부터 한 해 씩 클릭해가면서 주루룩 훑어보는 거다. 한자가 너무 많아 막힐 때도 있고, 스캔 상태가 썩 좋지 못해 구별이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이래저래 맞춰 끼워가면서 신나게 읽어내려갔다. 


그러다 '기사 외의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강하게 불어왔고, 소설을 써 볼까, 뭔 호닥질을 해 볼까 하다가 '이런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브런치를 통해 회사 아카이브를 몰래몰래 풀어볼까 한다. 참고로 회사에는 이야기를 안 했다. 순전히 간첩마냥, '위키리크스'를 만든 줄리안 어산지 마냥 시간 날 때 한두 개씩 툭툭 풀어낼 계획이다. 


주 1회 올리는 걸 목표로 하지만 어찌 될 지는 알 수 없다. 사주에 '일은 벌리는데 끈기가 없어서 마무리가 시원치 않다'고 하니 독자 여러분들의 '업로드'에 대한 채찍이 매우 많이 필요하다. 원체 재미없는 인간이지만 어떻게든 재미있게 올려보려고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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