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시작하는 나의 이야기
“과연 나는 “그” 정상성에서 얼마나 정상인 사람인가.
나는 사실 나이에서부터 우리나라가 원하는 정상성을 충족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대학에 왔으니까.
하지만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나의 이야기는.”
나는 한국에서 소위 말하는 N수생이었다.
사실 수능 자체가 모두가 같은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기차와 같은 것이다. 거기서부터 나는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이 질문과 나의 늦은 사춘기도 함께 시작됐다.
나의 방황은 N수를 하는 내내 지속되었다. 나를 돌아볼 새도 없이 달려온, 수능이라는 결승지점이 코앞에 다다른 19살의 나는 다시 뒤를 돌아 맨 처음으로 돌아갔다.
‘나는 누구지?’
‘나는 어떤 사람이지?’
‘나는 뭘 좋아하는 사람이지?’
‘그럼 난 뭘 싫어하는 사람이지?’
한 번 터져버린 질문은 댐이 터져버린 것처럼 막을 수 없이 흘러나왔다. 아니 소용돌이쳤다.
그 때의 나는 내가 다른 화목한 가정과는 다르게 가정폭력의 피해자(아직은 피해자로서의 인식이 강할 때였다)라는 사실조차도 받아들이지 못했을 시절이었기 때문에 나의 머리는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지금에 와서는 그 지각변동이 가라앉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제는 어쩌면 정상적인 상태와 비정상적인 상태를 나누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내가 소위 말하는 우리 나라의 “궤도”에 속하지 않은 사람인 것을 나 혼자만 크게 느끼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나는 살아가면 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