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은 물 위에 떠있는 섬
그 위에 사는 북극곰
떠다니는 얼음 위에 몸을 싣다보면 기어이 녹고마는 얼음에 자리를 뜬다
이미 녹아버린 얼음을 원망할 시간이 없다
그 시간에 북극곰은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다른 얼음으로 자리를 옮긴다
죽음에서 죽음으로 삶을 찾는 모순
그렇게 영영 떠다닌다
반대편 나라의 펭귄들이 서로를 부둥켜 안고 있을때
북극곰은 혼자다
물 위의 얼음처럼 떠다닌다
평생을 떠돌다 죽어도 알아주지 않는 하얀 죽음
창백한 바다 밑으로 가라앉거나
얼음색과 합쳐져 보이지않거나
이런 생각을 하던 찰나 아이스티의 얼음이 모두 녹고 없었다
녹은 얼음 위에 남은 건 없었다
너무 오래 앉았다싶어 자리를 떴다
밖으로 나가 늘 가던 곳으로 갈지
새로운 곳을 찾아떠날지 잠시 고민하다
익숙함으로 떠난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도서관
모양새는 영락없는 펭귄들이지만
북극곰들이 정처없이 모여있다
여기는 북극도 남극도 아닌 외딴 얼음마을 어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