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휘휘 Jan 31. 2020

언더독

죄많고 힘없는 사람을 흠씬 두들겨패야지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힘이 있는 것들은 죄가 많았지만 없는 척 했고

힘없는 것에 눈을 돌리면 죄가 많지 않았다

칼을 쥔 사람을 살 돈이 없거나 

감옥에 들어가면 집구석을 봐줄 사람이 없거나이랬거나 

그랬거나 뭔상관인가 싶어 그러려니했다

꼭 그런 사람들은 의사도 아닌 사람에게 살려달라고 이번만 봐달라고 고, 고 곡소리를 내며 싹싹 빌더라



약하고 작은 것들은 날 죄인으로 만들겠지

힘없는 자들을 때려봐야 뭐하겠어 그들의 죄가 나에게 묻겠지

주먹에 묻은 핏자국이 그를 말해주겠지



가끔 죄많고 힘없는 것들에 눈을 돌리면 

쓰레기봉투를 헤집어놓은 길고양이의 발톱

빚쟁이에 쫓기기 싫어 산구석으로 도망가 스님이 된 가장의 발자국

약한 것들은 발을 남겼다 시커먼 어둠 속에 나타나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까만 발이 그랬다



그 작은것이 어디로 도망갔나 

발자국의 끝은 무엇을 향하고있나

쫓아가야 무얼 하겠나

반지하의 슬픈 개 한마리는 오늘도 길고양이의 발자국을 흘겨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을에 피는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