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휘휘 Jan 31. 2020

잡을 수 없는 토끼

튼튼한 두 다리로 뛰어보자 앨리스

술래잡기 시작 누가 먼저 잡히나 내기 한번 해보자



제일 느린 거북이가 먼저 잡혔대

꾸준히 달렸지만 어쩔 수 없었어

술래잡기는 그 누구도 쉬는 이가 없거든



저길 봐 토끼조차 잡힐까봐 죽어라 뛰잖아

거북이 너가 죽을 만큼 기어다닐 때

쟤는 뛰어 다니잖아



앨리스 이젠 토끼를 잡을 때야 서둘러야지

토끼는 늘 시계를 들고 다녔어

결승점에 도착할 시간을 재는 건 아니었지

날 잡아봐 앨리스 시계를 흔들며 말 걸었지

앨리스는 뛰었어 토끼처럼 죽어라 뛰었지

아니 거북이처럼 기었나 어쨌든 뛰었지



우당탕

구렁텅이로 빠지는 소리

토끼는 시계를 흔들었어

거북이 7초 앨리스 7초

너도 똑같이 느려터졌구나

꿈 속으로 빨려들어간 건 거북이의 다리였나

앨리스의 가냘픈 몸뚱아리였나



꿈 속의 앨리스는 

작아졌다 커졌다 

홀쭉해졌다 뚱뚱해졌다

참 이상한 나라야



그래도 앨리스는

앨리스였지 아니 거북이었나

매거진의 이전글 언더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