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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휘 Jan 31. 2020

가을에 피는건

어느 겨울이었지

나는 꼭 봄이 오기전에 죽을거야

다짐하듯 말하는 너가 있었지

겨울을 견뎌내고 기어이 꽃을 피워내는

힘을 보지않겠니

매화나무 한 그루 보고가지 않겠니

어루고 달래던 나도 있었지



얼마나 예쁜가보자

너는 겨울을 기다렸고 늘 그랬듯 매화는 피었지

매화가 지면 어떡하지 걱정하는 널보며 말했지

좀더 기다리면 벚꽃이 필거야 

그러니 그때까지 살자



손목에 힘들었던 하루를 하나씩 새겨도 괜찮아

목을 감아 켁 소리를 내다 공중에 대롱 매달려볼까 고민하는 네 하루를 나는 아니까

그러니 괜찮아

들이쉬면 가슴이 부풀고 내뱉으면 배가 꺼지는

공기의 드나듦을 느껴주면 

그거면 충분하지



가을에 피는 건 코스모스와 국화

네게 건넬 꽃이 하얀 국화가 아니었으면 좋겠으니

이번 가을엔 코스모스를 보러가자

손목에 힘든 하루를 새기는 날이라면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밭에서 선이라고는

비행기가 남긴 구름자국이 전부인 

파란 하늘을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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