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겨울이었지
나는 꼭 봄이 오기전에 죽을거야
다짐하듯 말하는 너가 있었지
겨울을 견뎌내고 기어이 꽃을 피워내는
힘을 보지않겠니
매화나무 한 그루 보고가지 않겠니
어루고 달래던 나도 있었지
얼마나 예쁜가보자
너는 겨울을 기다렸고 늘 그랬듯 매화는 피었지
매화가 지면 어떡하지 걱정하는 널보며 말했지
좀더 기다리면 벚꽃이 필거야
그러니 그때까지 살자
손목에 힘들었던 하루를 하나씩 새겨도 괜찮아
목을 감아 켁 소리를 내다 공중에 대롱 매달려볼까 고민하는 네 하루를 나는 아니까
그러니 괜찮아
들이쉬면 가슴이 부풀고 내뱉으면 배가 꺼지는
공기의 드나듦을 느껴주면
그거면 충분하지
가을에 피는 건 코스모스와 국화
네게 건넬 꽃이 하얀 국화가 아니었으면 좋겠으니
이번 가을엔 코스모스를 보러가자
손목에 힘든 하루를 새기는 날이라면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밭에서 선이라고는
비행기가 남긴 구름자국이 전부인
파란 하늘을 바라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