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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찬 Dec 05. 2021

4년 반 동안 만났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여성

상담 테이블 너머로 여성 한 분이 들어왔다.

30세 초반 정도 되는 직장인이신데 얼굴이 퉁퉁 부어있다.

목소리 너머로 들리는 떨림에는 억울함과 슬픔이 배어 있다.

다소 가쁘고, 혀가 꼬인 듯한 소리로 사연을 전했다.

     

“4년 반 동안 만났던 남자친구와 어제 헤어졌습니다.

사실 만나는 동안 서로 성격도 다르고 생각도 달라서 많이 싸웠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제가 친구들과 새벽까지 놀다가 집에 들어왔는데요.

남자친구가 저는 아무리 해도 바뀌지 않는다며, 그만하자고 하였습니다.

처음에 저는 갑작스레 헤어짐을 통보받으니까 너무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그만 만나자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4년 반의 시간이 너무 허망하네요.

전 남자친구는 저와 같이 찍었던 배경 사진을 프로필 사진에 올려놓았더라고요.

자꾸 연락하고 싶고, 다시 만나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질문을 받고 카드를 섞고서 수 장을 뽑았다. 

전 남자친구의 마음은 어떤지, 

연락이 먼저 올지, 

질문자분이 먼저 연락을 하는 게 좋을지.     


“전 남자친구는 질문자분과 헤어진 것에 대해서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고 있지만요. 한편으로는 다시 만나볼까 하는 생각도 있는 것 같고요.

그러나 먼저 연락이 오지는 않을 것 같아요.

만약 연락할 마음이 있다면 미루기보다는 지금 바로 해보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아.. 그러면 연락을 한 번 해보는 게 맞겠네요.

그런데 지금 제가 연락하기가 조금 망설여지는데, 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질문자는 마음으로 원하는 것을 찾았다.

다만 망설이고 있을 뿐이다.

질문자가 원하는 것을 행동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돋우기로 했다.

질문자의 무의식에 접속하여 하나, 하나 암시를 시작한다.     


“잠시 눈을 감아 보시구요. 

몸에서 편안하게 힘을 빼고요. 

천천히, 편안해집니다.

그리고 전 남자친구와 있었던 가장 행복한 순간을 떠올려보세요.

그 때가 언제였는지, 어디였는지, 보이는 건 무엇이 있고, 들리는 건 무엇이 있는지. 

그 때의 감정은 어떠하였는지 천천히 느껴보세요.

그 감정은 천천히 질문자분을 감싸고요. 

그 감정 속에서 질문자분은 잠시 시간을 보냅니다.”     


질문자는 얼굴이 차분해진다.

그리고선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 듯하면서도

눈가에는 눈물이 맺히는 듯하다.

그 상태로 수 분이 지났다.     


“충분히 그 상태를 느꼈다면 이제 눈을 떠도 좋습니다. 연락을 해봐도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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