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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찬 Jul 31. 2022

탐정 놀이 #1

기억의 편린 가운데 헤매던 여러 나날이 지났다. 남아있는 단서를 현재로 불러왔다.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듯이 이렇게도, 저렇게도 나아갔다.


그러나 혼자 하는 탐정 놀이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망원을 찾았다. 수년의 간극을 넘어, 오랜만의 안부를 묻는 척.


근황과 상념을 나누고 몇 차례 술잔이 부딪혔다. 중간중간 침묵이 있다가도 웃음과 위로가 오가기도 했다. 그러던 가운데 망원은 무심결에 어떤 첩보전했다. 짐작하던 것을 사실로 맞닥뜨리는 덤덤함은 낯설지 않았다. 마치 다른 용무가 있었던 척 망원과의 만남을 마쳤다.


그로써 기억의 서랍 한 칸이 정리되었다. 쓴웃음이 나왔다. 기억의 미로찾기는 그렇게 멈췄다. 설령 길을 찾는들 축하로 충분하지 않을지. 내가 서있는 여기서 걸음을 내딛어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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