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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찬 Sep 01. 2022

당근마켓으로 낯선 사람에게 타로 봐주기 (2)

당근마켓 동네생활에 여느 때와 같이 재미로 타로를 보고 싶은 사람을 구하는 글을 올렸다.

신천지가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었고,

관심이 있다는 댓글만 달고 정작 채팅이나 답글에 답변을 주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기를 벌써 수차례, 이번에도 타로를 한 명에게도 봐주지 못하고 지나가려나 싶었다.


그런데 반갑게도 댓글 하나가 달렸다. '저요!' 라는 내용이었다.

그 분에게 채팅을 신청하여 일정을 조율했다.

상대가 지방 일정이 있으신 관계로 평일 저녁에 합정역 인근에서 만나기로 했다.

자신이 장소를 찾아보겠다더니, 감성이 넘치는 카페를 하나 찾아오셨다.


약속 당일 약속 시간이 1시간 정도 남았을 무렵, 자신이 20분 정도 늦을 것 같다는 채팅을 받았다.

약간 당황스럽고 조금 화가 나려고도 했다.

그렇지만 먼저 약속 장소에 도착하여 주변을 산책하면서 마음을 가라 앉히고, 새로운 동네도 구경했다.

그리고 거의 다 도착했다는 채팅을 받고서, 카페로 들어가 기다렸다.


갑자기 어떤 여성분이 들어와 "당근?", "당근?" 말씀하셔서, 그 여성분께 "당근이요" 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타로카드를 봐주는 것을 촬영해도 괜찮은지 물었다.

너무 당황스러워 바로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문제될 것은 없을 것 같아 요구에 응했다.

그러더니 밖에서 수십명의 촬영 스태프가 카페로 우르르 들어왔다.


그리고서 카페의 닫힌 공간으로 이동했다. 쉴 틈 없이 촬영 준비가 진행되었다. 

스태프는 나의 옷에 마이크를 하나 설치했고, 여기저기 조명과 카메라가 놓였다.

나는 어리둥절하여, 이거 정말 촬영이 맞는지, 촬영하는 주체는 누구인지 수없이 되물었다.

그러다 그 여성분과 내가 테이블에 앉았고, 그 분은 자신의 일과 연애에 대한 고민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같은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요?'

'강박적인 생각을 갖지 않고 즐겁게 임하다 보면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며 일할 수 있어요'

'연애를 할 시기가 맞을까요, 연애에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

'지금은 연애를 해도 상대가 성에 안찰 것 같아요, 나중에 후환이 생길 수도 있는데... 조금 돌아가는 길을 생각해보세요'


그러더니 나의 타로카드를 가져가, 나에게 타로카드를 봐준다고 하였다.

상황이 너무 웃겼지만 진지하게 질문을 던졌다.

'최근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지속할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기보다 자신을 위해 살아가세요'


맙소사, 그 여성분은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여성 연예인이었다.

믿기지 않아 몇 번을 되물었다, 내가 이 분을 상대로 타로를 봤다니.

오해도 받고, 허무함과 자괴감도 느끼면서 꾸준히 타로를 봐왔다.

그리고 이런 날도 있었다. 정말 많이 성장한 자신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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