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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찬 Sep 09. 2022

편하게 쉬지 못하는 나에게 위안을 찾아

연신내에 있는 어느 카페에서, 그림 그리는 일을 하는 지인을 만났다.

상대는 편하게 쉬어본 지 너무 오래 되어 편안한 순간을 떠올리기가 어려울 지경이라고 하였다. 

남들에게 맞추어주려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그런 탓인지 눈치도 너무 많이 보고, 

다른 사람의 요구에 맞춰주려고 스스로를 계속 다그치다 보니 행복하지가 않다고 하였다.


편안한 상태를 떠올리기 힘들어하는 상대를 배려하여, 그림 그리는 상상으로 최면을 시작하였다.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린다고 상상해보세요. 

먼저 백사장을 그려봅니다. 

백사장에 밀려 들어오는 바닷물도 그리고요. 

바다 위로 파란 하늘과 빛나는 해를 그립니다. 

바닷물에 부숴지며 빛나는 햇빛도 그립니다. 

백사장 어느 지점에 파라솔을 그리고 파라솔 아래에 그늘이 져있습니다. 

나는 그 그림 안으로 들어가 파라솔 아래에서 편안하게 바닷가를 바라봅니다."


상상 속 바닷가 그림, 그 그림으로 의식이 옮겨간 상대.

그 상대에게 행복이란 무엇인지 물었다.

"행복이란 내가 생각한 것을 그림으로 옮기고, 

사람들에게서 그것에 대한 감상과 피드백을 받는 순간이에요."


상상의 바닷가에서 행복의 순간을 담은 그림을 그리는 상상을 이어갔다.

"내 생각을 그림으로 옮기고 있고, 사람들이 그 그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너무 잘 표현되었다는 칭찬부터, 이런 부분은 아쉽다는 피드백까지. 

각자의 표정과 손짓을 그려봅니다. 

그리고 나는 그 행복의 그림 안으로 들어갑니다. 

나의 작품을 보고 사람들의 감상을 들으며 나는 행복합니다."


행복감을 느끼는 상대가, 편안하게 쉬어가지 못하는 자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를 듣게 하였다.

"스스로 잘하는 부분은 인정하자"


상대는 이 말을 스스로 내뱉으며 눈물을 흘렸다.

이 메시지를 깊은 의식에 각인시키고, 

편안한 바닷가의 그림, 행복한 순간의 그림,

그리고 각각의 느낌도 의식 깊은 곳에 저장하여 언제든 꺼내어 쓸 수 있게 하였다.


상대는 최면을 받아 이제 마음 편하게 쉬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였다.

그리고 너무 고맙다며 나에게 캐리커쳐를 그려주겠다고 하였다.

그 약속을 받은지 2개월이 넘어가는 것 같다.

상대는 과연 어떤 캐리커쳐를 그리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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