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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찬 Sep 21. 2022

친구의 여자친구와 그 친구에게 타로 봐주기

일요일에 선유도에 있는 어느 분식집에서 친구와 밥을 먹었다.

그러면서 친구 이야기를 들어주며 타로를 봐주고 있었다.

그러던 중 친구가 여자친구에게서 연락을 받더니 그 여자친구가 자기도 타로를 보고 싶다고 말하였다.

얼떨결에 합정에 있는 카페로 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 여자친구가 자신의 친구도 같이 카페에 있다고 하였다.

이것은 새로운 만남으로 이어지는 소개인가.

괜한 기대감과 설렘, 긴장감에 너무 떨렸다.

무엇보다 친구의 여자친구의 친구에게 타로카드를 보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었다.


카페에 도착하여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고서 타로 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친구의 여자친구와 그 친구는 카드의 주머니를 만지더니 이내 카드를 꺼내었다.

그리고서 카드를 한 장씩 살피며 그림이 너무 예쁘다고 감탄했다.

자연스레 카드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며 질문을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질문의 스케일이나 구체성이 남달랐다.

일반적으로 연애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많이들 묻는 데 비해

이번에 서울에 부동산을 구입해야 하는지부터 주식과 코인은  어떻게 관리하는 게 좋은지,

어느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될 지, 그 지역으로 가면 자신의 승진에 도움이 될 지까지 실용적인 질문 일색이었다.


거의 한 시간 동안 두 사람의 질문을 받아 내니 머리가 너무 아팠다.

쉴 새 없이 질문 하나가 끝나면 다른 질문이 이어졌고 그것에 대한 나름의 해석과 대답을 전하였다.

이 과정에서 전혀 몰랐던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과 이해를 하였다.

정말 낯선 사람들에게 타로를 봐주는 짜릿한 경험이었다.


물론 질문은 당연히 연애로도 이어졌다.

친구와 여자친구가 계속 만나게 될지부터, 장애물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지, 결혼까지 갈 수 있을지까지.

그런데 카드들이 이별을 암시하는 카드가 대부분이어서 돌려 말하기가 보통 어려운 게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은 헤어졌는데, 타로 탓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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