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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찬 Nov 21. 2022

현실에 안주하는 나에게 꿈을 찾아

종로구의 어느 카페에서 꿈을 찾는 모임을 주최했던 날, 게스트로 한 분을 모셨다.

직장인으로서 현실에 안주하며 일을 하는 이유도 모르는 채 그저 돈을 벌어왔다고 하셨다.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고 싶지 않아,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했더니 빵이었단다.

'만약 나의 공간에서 사람들에게 맛있는 빵을 만들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먼저 타로카드를 보며 빵을 만드는 꿈에 대한 전체적인 탐색을 진행하였다.

지금 직장인으로서 하고 있는 일과 완전히 달라서 거의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일이었다.

지출을 통제하면서 절제된 경영을 진행하되, 가진 모든 역량과 자원을 새로운 일에 투입해야 했다.

상대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맞다, 정말 그렇다"며 맞다고 대꾸하였다.


타로카드로 라포를 형성한 뒤에 상대가 꿈꾸는 베이커리 카페의 모습을 들어보았다.

그리고서 천천히 눈을 감기고 몸과 마음에서 힘을 빼고 최면으로 이끌었다.

가상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더욱 더 깊은 이완 상태로 들어갔다.

더욱 편해질 수 없을 만큼 편해졌을 때 꿈꾸는 베이커리 카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였다.


“손님들이 나의 베이커리 카페로 들어옵니다. 진열된 빵을 살피며 눈이 휘둥그래집니다.

감탄하는 소리도 들리고, 웃음 소리도 들립니다.

한 두 명씩 나에게 와서 어떤 빵이 맛있는지 물어봅니다. 나는 초코 휘낭시에를 추천합니다.

손님들은 카페의 테이블에 옹기종기 앉아 빵을 먹으면서 웃고, 대화합니다.”


상대는 그 상상을 떠올리며 미소를 은은하게 지었고, 그 모습은 참 행복하게 느껴졌다.

행복감이 상당히 실감이 났는지 어느새 상대의 눈가에는 촉촉하게 눈물이 맺히기 시작하였다.

그 때 상대에게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는 상상 속의 나로부터 언젠가 가게를 운영할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을 듣도록 하였다.

“많이 보고, 많이 접하고, 부지런히 탐색하자.”


상대가 깊은 최면 상태에서 경험했던 베이커리 카페에서의 경험,

그리고 상상 속의 나로부터 전해들은 메시지를 의식 깊이 각인하였다.

최면에서 깨어나고 나서도 언제든 다시 꺼내어 쓸 수 있는 자원으로 활용하도록 이끌었다.

상대는 눈을 뜬 뒤 멋쩍게 웃으며 테이블에 놓인 티슈로 눈을 닦았다.


그리고서 상대는 지금 당장 해야할 일이 떠올랐다며 환하게 웃었다.

바로 익선동에 있는 부동산에 가서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장소의 건물들을 알아보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 카페 바깥으로 같이 나갔다.

상대는 손을 크게 흔들며 성큼성큼 걸어 부동산으로 향해 갔다.


그로부터 3개월 정도가 지난 지금, 그 분은 어떤 기획을 품고 있을까.

어떤 맛과 어떤 냄새가 나는 빵을 오늘도 시험 삼아 만들어보고 있을까.

어떤 인테리어를 가진 가게로, 어떤 외관을 갖춘 가게로 꾸며보려 하는 걸까.

서울에 명물 베이커리 카페가 나오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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