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의 걷기 일기 0025]

나이 듦과 단순한 삶

by 걷고

일시: 2020년 2월 19일 (독립문역 – 안산자락길 – 홍제천 – 홍제역 7km)

2020년 2월 23일 (집 – 하늘공원 – 월드컵공원 – 집 12km)

거리: 19km

누적거리: 432km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코로나 19로 온 세계가 불안 속에 휩싸여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갑자기 확진자가 늘어나서 모두 긴장하고 조심하고 있다. 빨리 변곡점을 지나 안정이 되길 바란다. 오늘은 날씨가 푸근하고 미세먼지가 없어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개천가에 나와서 걷고 계셨다. 걷기를 통한 건강 관리로 모든 분들이 힘든 시간을 잘 견뎌내길 바란다.


목요일 저녁 상담을 진행하는데 기침이 나고 코감기가 온 느낌이 든다. 목요일 저녁 상담이 끝나면 한 주가 끝난다는 생각에 긴장이 풀려서 피곤이 몰려온 것 같다. 금요일 오전에도 몸살기가 사라지지 않아, 예정된 저녁 모임에 혹시나 감기가 전염될까 신경이 쓰여 참석하지 못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민감한 시기여서 그런지 모두 편안하게 인정하고 양해를 해 주었다. 토요일까지 이틀간 집 안에서 꼼짝하지 않고 쉬기만 했다. 오늘 아침에 감기 기운이 사라져서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에 나섰다. 하늘공원 주변 12km를 약 세 시간에 걸쳐 걸었다. 몸과 마음이 개운하다.


꾸준히 몸을 움직이고 많이 걸으며 건강 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물학적 나이 들어감은 어쩔 수 없나 보다. 평상시 일정보다 한 가지만 더 일정이 생겨도 몸에 무리가 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약속이 하루에 두 가지 이상 생기면 괜히 부담스럽다. 술을 마시면 그 후유증이 약 일주일 정도 지속되는 것 같다. 상담에 집중하기 위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개인적인 약속을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만들지 않고 있다. 개인적인 불편함은 스스로 안고 가면 되지만, 상담 진행에 집중하지 못하게 되면 내담자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어서 늘 조심하고 있는 편이다.


오늘 길을 걸으며 두 사람의 얘기가 떠올랐다. 어느 피아니스트는 젊은 시절의 빠른 연주 속도를 맞출 수가 없어서 연주하는 곡을 많이 줄여 집중적으로 연습을 많이 하고, 동시에 속도를 전반적으로 늦게 연주하며 예전의 빠른 속도감을 관객들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자연주의 삶을 살았던 스콧 니어링은 하루에 다섯 번 장작 운반하는 일을 세 번으로, 나중에는 한 번으로 줄여나갔고, 들고 오는 장작의 개수도 열 개에서 차츰 줄여나가 나중에는 한 개로 줄여나갔다고 한다. 이 두 분의 공통점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당신들이 할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젊은 시절의 모습에 얽매이지 않고, 나이 들어감에 따른 수용을 하며 적응해 나갔다는 것이다.


요즘 저녁 약속은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 편이다. 술 좌석이 부담스럽고, 그에 따른 후유증이 부담스럽고,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런 자리가 예전처럼 그다지 재미있지 않아서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활이 단순해졌다. 상담, 명상, 걷기, 독서가 요즘 생활의 대부분이다. 마음과 생각의 단순함도 중요하다. 화를 내게 되면 갑자기 에너지가 소진되어 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또한 생각이 많아져도 피로감이 빨리 온다. 생각과 분노, 불필요한 감정들이 체력과 에너지를 소진시키고 있다. 마음, 생각, 감정을 잘 다스리고, 생활을 단순하게 살면서 나이에 맞는 삶을 살아야 한다.


상담하면서 가끔 느끼고 있는 것은 전문 지식과 경험 외에 다양한 사회적 경험과 상식, 지식 등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상담으로 도움을 주면서 동시에 내담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스스로 찾아 공부하고 자신의 변화를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동기부여도 해 주어야 한다. 상담심리사로 오랫동안 활동하기 위해 단순한 생활과 마음가짐을 유지하며, 꾸준한 공부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을 하니 나이 들어감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저절로 만들어지고 있고, 또한 스스로 그런 생활에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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