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의 걷기 일기 0067]

느긋함과 성급함

by 걷고

코스: 20200528 서울 둘레길 안양천 코스 (석수역 – 안양천 – 가양역 18km)

누적거리: 1,024km

평균 속도: 4.7km/h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어제 기질 및 성격 심리검사 TCI (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 교육을 받았다. 기질은 유전적인 것으로 변하지 않는 반면 성격은 환경의 영향으로 인해 형성된 것으로 변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기질은 외부 자극에 의해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정서적 반응 성향이라고 한다. 성격은 어떤 사람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동일시하는가를 포함하는 자기 개념이라고 한다. 기질과 성격이 한 사람의 일생에 영향을 미친다.


오늘 서울 둘레길을 걷기 위해 전철을 탔다. 도착할 즈음 뭔가 준비하려는 급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기질이 급한 편이다. 그래서 무슨 일이든 빨리 처리하고, 빠른 처리를 위해 사전 준비를 서두르는 편이다. 전철에서 내리기 전에 하는 일련의 작업이 있다. 안경을 선글라스로 바꿔 쓰기, 방풍 점퍼 벗어서 배낭에 넣기, 스틱을 꺼내어 조립하기, 스틱 커버 접어서 넣기, 물통을 배낭 포켓에 옮기기, 모자 쓰기, 어플로 걸을 길 다시 한번 확인하기, 스탬프북 작은 포켓에 넣기 등등. 보통 두 정거장 전부터 이런 작업을 한다. 오늘도 그 작업을 하려고 일어나려다 급한 기질을 다스려보고 싶었다. 기질은 변하지 않는다 하니, 바꿀 생각은 없다. 다만 기질로 인한 급한 행동은 사전에 알아차림으로써 느긋한 행동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급한 기질을 누르고 일부러 전철에서 내릴 때까지 기다렸다. 전철역 개찰구를 나와서 하나하나 천천히 할 일을 해냈다. 마음이 한결 편안했다.


급한 기질은 점심 식사 때 또다시 고개를 들고 나오려 하고 있다. 배낭에서 도시락과 과일을 꺼내서 급하게 먹고 물 마시고 바로 일어나서 걷는 습관이 있다. 일부러 행동을 천천히 해봤다. 먼저 휴대 전화를 꺼내 음악을 틀었다. 마시던 물통을 올려놓았다. 도시락과 과일을 꺼냈다. 신발을 벗을까 말까 고민하다 벗었다. 신발 벗은 후에 양말도 벗었다. 양말과 신발과 발을 햇빛에 소독했다. 물통 뚜껑이 벤치 아래로 떨어졌다. 바로 집고 싶었지만 일부러 식사 끝나고 배낭 멘 후 마지막 작업으로 뚜껑을 집었다. 순간순간 빨리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왔지만, 일부러 자신을 달래듯 더 여유롭게 해봤다. 마음이 한결 편안했다.

가양역 도착할 즈음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었다. 몸이 앞으로 숙여지는 느낌을 받았다. 다시 허리를 펴고 일부러 속도를 늦췄다. 한강도 바라보며 여유롭게 걸으려 의식적으로 노력했다. 도착 지점에 다가오자 스탬프 찍는 위치를 급하게 찾고 있는 기질이 또 올라왔다. 그냥 내버려 두었다. 지금까지 서울 둘레길을 걸으며 길을 벗어난 찾기 힘든 스탬프 포스트는 없었다. 그 생각을 하며 급한 마음을 다스렸다. 마음이 한결 편안했다.


기질은 바꿀 수 없다 하니 굳이 바꾸려는 헛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기질을 자각하게 되면 의식적인 노력을 통한 변화로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방지할 수 있다. 그 에너지를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에 쏟을 수 있다. 그만큼 삶의 질이 좋아지고, 환경이 개선되고, 대인관계가 좋아지며,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오늘 길을 걸으며 급한 기질을 자각하고 의식적인 노력으로 작지만 큰 변화를 통해 편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다.


급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급한 상황보다는 급한 기질이 상황을 더욱 다급하게 만들고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들 수도 있다. 예전의 나의 모습이다. 오늘의 좋은 경험이 앞으로의 삶에 강화되어 상황과 주변 사람들에게 효율적으로 대처하며 삶의 질이 개선되고 편안한 삶을 살 수 있게 되길 희망해 본다.


오늘 걸은 서울 둘레길 안양천 코스는 안양천변을 걷는 평지 길이다. 햇빛이 강하고 그늘 하나 없는 길을 걷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길은 결코 걷기에 편안한 길이 아니다. 하지만 예상과 빗나가서 다행이었다.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나무들이 울창한 둑길로 길을 설계했다. 그런 배려가 고마웠다. 이 길을 조성한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기질적으로 사람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면이 많은 편이다. 감사함을 느끼는 것 역시 의식적으로 노력을 하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성격이 변화되면서, 불량한(?) 기질로 인한 불편함을 개선할 수 있다. 좋은 교육 덕분에 변화를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교육을 준비해 주신 사회통합치유센터 마음 복지관과 강사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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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 새로운 나로 태어나는 길 산티아고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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