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의 걷기 일기 0074]

My Way

by 걷고

코스: 20200611 (안산자락길 7km)

20200612 서울둘레길 답사 (구기동 – 명상길 – 흰구름길 - 빨래골 10km)

누적거리: 1,127km

평균 속도: 3.2 km/h (20200607)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어제는 친구들과 안산 자락길 산책을 다녀왔다. 오후 4시에 만나 7시 반경 마쳤으니 아주 천천히 걸으며 많은 수다를 떤 모양이다. 그런 걷기도 나름 재미있다. 속도가 느린 사람에게 맞춰 여유롭게 걷고 이런저런 얘기를 두서없이 하며 웃는 것도 좋은 일이다. 친구란 서로 존중하면서 어떤 말, 행동, 감정을 지녔든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관계다. 굳이 생각과 행동이 자신과 다르더라도 ‘다름’을 인정하며 지내는 관계다. 조언이나 충고는 더욱이 필요 없다. 특히 모두 환갑이 지난 사람들에게 그런 것들은 쓸데없는 사족에 불과하다. 삶의 태도로 인한 모든 결과는 결국 자신이 지게 되어있다. 굳이 조언이나 충고를 통해 바꾸려는 노력이 오히려 쓸데없는 업장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또한 누구의 의견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과 사람도 없다.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옳다고 생각할 뿐이다. 옳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반대로 나의 생각이나 행동에 대해 다른 친구들 역시 똑같이 생각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러니 그냥 받아들이자.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으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넘어가자. 친구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마음을 갖고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시비를 만들지 말고, 그냥 친구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 기도하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밖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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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 일찍 서둘러 서울 둘레길 답사를 다녀왔다. 이제 두세 번만 가면 완주하게 될 것이다. 금요일 아침에 홀로 배낭을 둘러메고 버스를 타고 둘레길을 걸으니 뭔가 기분이 묘한 느낌이 든다.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일을 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정릉 주택가에서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도로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집 개보수를 위해 집을 허물고 있다. 이 더위에 온몸으로 작업의 열기를 받아들이며 노동을 하고 있다. 그중 어떤 사람들은 내가 걷는 모습이 보기 싫었는지 야유 같은 것을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라도 해서 그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다면 좋은 일이다. 이상하리만큼 산에서 사람들을 거의 볼 수 없다. 길을 마칠 때까지 산에서 만난 사람들은 다섯 명 이내다. 오히려 조용하고 차분하게 걸을 수 있어서 좋았다.


잠시 생각에 빠졌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의 구분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 없는 일’은 제쳐두고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코로나로 인한 주변 환경은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환경에서 선택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다. 어제 선배와 잠시 화상 심리 상담에 대한 얘기를 했다. 선배의 도움을 받아 컴퓨터를 이용한 화상 시스템을 준비하려고 한다. 한 후배는 카톡의 페이스 톡으로 심리 상담이 충분히 가능하다면 안내 문구를 도와주겠다고 한다. 앞으로 대면 상담보다는 화상 상담의 비중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화상 상담의 장점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장소와 이동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상담료도 낮출 수 있다. 내담자 입장에서도 센터에서 상담을 받는 것에 대한 부담으로부터 조금은 벗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걷기 학교 운영에 대한 생각도 차분하게 할 수 있었다. 우선 ‘저녁 침묵 걷기 프로그램’과 ‘서울 둘레길 프로그램’ 두 가지를 운영할 생각이다. 침묵 걷기는 매주 금요일 저녁에 진행하고, 서울 둘레길은 매주 1회 평일 오전에 진행할 생각이다. 비용은 무료이며, 홀로 시작하는 원칙을 세웠다. 코로나가 진정이 되는 시점에 차분히 준비해서 작고 소박하게 진행할 생각이다.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할 생각이다. 걷기 학교 운영을 하게 되면 SNS 활동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하여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특히나 외국인이나 심리적으로 힘든 분들, 또 장애우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구상해 보았다. 일단 시작하며 하나하나 풀어가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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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많은 길을 걷고 싶다. 코리아 둘레길 4,500km, 지리산 둘레길, 제주 올레길, 그 외에 많은 길이 있다. 서울 둘레길 마치고 나면 바로 북한산 둘레길을 걸을 생각이다. 지방 길을 걸을 때 숙박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텐트를 이용하며 계속 이어 걷고 싶다. 아내는 내가 오랜 기간 걷고 밖에서 자며 고생하는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아내의 허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천천히 설득해 보자. 길을 걸은 후에 그 길에 대한 책도 쓰고 싶다. 그리고 지금 쓰고 있는 ‘걷고의 걷기 일기’는 평생 써 나갈 것이다.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이 ‘걷기’라는 생각이 점점 더 확실해진다. 약 10년 전에 어떤 친구가 ‘걷기를 통한 봉사하는 삶’을 살 수도 있다는 얘기를 지나가며 했는데, 돌아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어제 TV에서 김호중이라는 트롯 가수가 ‘My Way’를 부르는 것을 봤다. 가사의 의미를 깊게 새기면 새길수록 내게 전하는 메시지로 들렸다. My Way는 자신만을 위한 삶이 아닌 자신이 주인이 되어 사는 삶을 의미한다. 자신이 한 모든 언행에 대한 책임도 스스로 지는 삶이다.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사는 ‘종’의 삶이 아닌 ‘주인’의 삶이다. 어제 그 노래를 통해 내면의 소리를 들은 느낌이 든다. 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대한 현명한 판단과 실행을 통한 자신의 주인이 되는 삶, 그것이 내가 원하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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