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의 걷기 일기 0087]

걷기 동호회 길 안내

by 걷고


코스: 20200711 서울 둘레길 주말 리딩 (아차산역 – 고덕역 13km)

20020712 서울 둘레길 답사 (고덕역 – 석수역 17km)

누적거리: 1,330km

평균 속도: 4.4km/h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날씨가 무더운 토요일 오후 2시에 모여서 출발하기로 했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참석자 중 일부가 늦게 도착하거나 엉뚱한 곳에서 내려서 시간 내 도착 못한다는 연락이 왔다. 24명의 참석자 중 서너 명이 그런 연락을 했다. 밖에서 더위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기다리게 할 수 없었다. 한 분은 광나루역에서 내렸다고 해서 거꾸로 올라오라고 했다. 한 분은 조금 늦게 약속 장소에 도착한다고 해서 따라오라고 하며 길 안내를 해 주었다. 전혀 예상도 못 한 곳에 내린 분은 스스로 귀가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 한 분은 미리 양해를 구하고 광진교 스탬프 찍는 곳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상황이 정리되어 출발했다. 많은 인원을 이끌고 아차산역에서 토요일 오후 2시에 출발하여 기원정사 앞에서 간단하게 서로 인사를 했다. 처음 나오시는 분들이 있어서 조금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처음 오시는 분들의 경우 잘 걷는지 속도는 따라올 수 있는지 등 여러 가지가 신경이 쓰인다. 후미를 오래 활동하신 분에게 부탁하고 해맞이 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중간에 뒤따라 오시는 분과 거꾸로 올라오시는 분들이 문의 전화를 자주 했다. 걸으랴, 인원 잘 따라오는지 확인하랴, 늦게 합류하는 분들 어디쯤인지, 잘 오고 있는지 확인하랴, 정신이 없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한 주 전에 이 길을 다시 답사했기에 길을 놓칠 일이 없어서 마음은 편안했다. 아차산 관리 사무실에도 모두 합류했다. 광진교에서 기다리는 분에게 30분 내 도착하니 조금 기다리라고 했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합류하기 위해 애쓴 사람들이 고맙고 대견스럽게 보인다. 그중 한 분은 별로 걸어본 경험이 없는 분으로 보이는데, 서울 둘레길 어플로 확인해서 찾아오는 것을 보니 앞으로 열심히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스럽게 구름이 많고 바람이 불어와서 더위를 심하게 느끼지 않고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광진교에서 바라본 구름은 매우 인상적이다. 웅장하고 신비하고 하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경외감도 느낄 수 있었다. 먹구름과 흰 구름과 회색 구름이 뒤섞여 수묵화를 그려낸 느낌이다. 시계가 좋아 멀리까지 볼 수 있고, 아차산의 능선이 광진교에서도 선명하게 보인다. 미세 먼지가 사라진 것이다. 걸으며 그런 풍경을 보는 것 자체가 주는 기쁨이 있다. 흙 길을 걷거나 산길을 걸으며 짙은 녹음 속 오솔길을 걷는 재미는 정말로 좋다. 이런 길은 밤새워 걸어도 지치지 않을 것 같다. 햇빛을 가릴 수 없는 길 양옆 가로수의 모습이 마치 우리를 환영하기 위해 도열하고 있는 의장대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깨를 으쓱대며 기분 좋게 그 길을 걸어간다. 햇빛이 강하면 강할수록 우리는 더욱 힘을 내기도 한다.


길은 공사로 인해 자주 변경된다. 불과 한 주 전에 답사를 다녀왔음에도 중간 길이 끊겼고 간단한 안내문만 쓰여있다. 우회하는데 서울 둘레길 관계자인 듯한 분들이 열심히 안내 리본을 달고 있다. 변경된 길을 안내하기 위해 더위에 노력하시는 분들 덕분에 우리는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서울 둘레길은 표식이 잘 되어 있어서 길을 놓칠 염려가 없다. 주황색 리본, 도로 위 페인트로 된 화살표와 안내문, 산길에 있는 나무 표식, 중간중간 코스 안내도 등. 어플도 잘 정리되어 있고, 스탬프함 관리도 잘 되어 있다. 지속적인 관리를 잘하는 모습을 보며 관계자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하지만, 지자체 별로 자체적인 길을 만들어 서울 둘레길 표식은 보이지 않고, 자기 지역 내 조성된 길 표식만 있어서 중간중간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서울 둘레길이 잘 조성되어 있는데, 각 구(區) 별로 또 다른 길을 만들 필요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자체장들의 위업을 드러내기 위함인가? 전체 서울 시민을 생각한다면 굳이 각 구별로 길을 만들어 서울 둘레길 걷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게 만드는 것이 위업인지 잘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친 얼굴들이 보였다. 하지만 시작한 길은 끝까지 걸어서 마무리 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중간에 빠져도 누가 뭐라고 말할 사람은 없지만, 그런 분들은 다음 길에서도 중간에 포기할 가능성이 많다. 가끔 쉬는 시간에 일부러 목소리를 키워 잘 못하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 그에 맞춰 누군가가 장단을 맞추면 금방 웃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힘을 내기도 한다. 4시간에 걸쳐 고덕역에 도착했다. 어느 누구도 포기하지 않고, 아무 사고 없이 길을 마친 것이다. 고맙다.


다음 길 답사를 위해 홀로 길을 걷는다. 이 또한 좋다. 홀로 조용히 걸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도 하고, 정히 심심하면 음악을 듣기도 한다. 아직도 음악은 익숙하지 않다. 조금씩 들으려 노력하고 있다. 피아노 곡을 들으며 혼자 양 팔을 휘저으며 걷기도 한다. 음악을 들으며 기분이 좋아진 때문이다. 음악과 조금 더 친해지기 위해 홀로 좀 더 자주 걸을 생각이다. 홀로 걷는 재미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혼자 노는 일도 즐겁다. 혼자서도 할 일도 많다.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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