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의 걷기 일기 0094]

사랑은 관심이다

by 걷고

코스: 20200726 서울 둘레길(고덕역 – 수서역) 외 20km

누적거리:1,423km

평균 속도: 4km/h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며칠 전 후배의 남편이 꿈에 나타났다. 그 부부와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사이다. 후배에게 전화를 했더니 역시나 개꿈이었다. 아무런 일 없이 잘 지내고 있다니 다행이다. 그 부부가 제주도로 내려간 지 벌써 5년 정도 지난 것 같다. 요즘은 제주도 생활에 잘 적응하여 서울에 올라오면 마치 타국에 온 느낌이 든다고 했다. 전화받을 때, 서울 친정집에 있다고 했다. 코로나로 인해 서울에 올라와도 사람들과 연락하기가 쉽지 않아서 연락을 자제하고 있다고 한다. SNS를 통해서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잘 알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7월 26일 걷기 동호회 모임이 고덕역인 것을 알고는 친정집이 바로 근방이라며 걷기 시작 전 잠시 볼 수 있느냐고 묻는다. 그 마음이 고마워서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고덕역에서 걷기 동호회 모임 한 시간 전에 만났다.


편안한 얼굴이 보기 좋았다. 후배는 시원한 오미자차를 준비해왔다. 커피숍 앞에 놓인 공용 벤치에서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제주 방송통신대학에서 일본어 졸업반이고, 복수 전공으로 영문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근로 장학생으로 일도 하고, 피아노 레슨도 하고, 주변 사람들 일을 돕기도 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공부는 할 만큼 한 후배인데 늘 배움에 갈증을 느껴서 그런지 늘 뭔가 배우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후배에게 열심히 걷고 글도 쓰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원래 글을 잘 쓰는 사람이어서 그 소중한 재능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늘 안타까웠다. 남편 역시 아주 편안하고 즐겁게 텃밭 가꾸며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그 친구는 서울을 떠나 지방에서 한적하게 지내고 싶어 했던 친구인데, 지금 그 꿈을 이룬 것이다.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내게 연결해 주었다. 목소리를 들으니 더욱 반갑다. 꼭 한번 제주도에 놀러 오라고 한다. 그 말이 진심으로 느껴져 고맙다.


후배는 지인 한 명이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고 했다. 무료 상담을 해 줄 테니 상담받을 의사가 있으면 내게 연락하라고 했다. 지인을 걱정하는 마음이 진심으로 느껴져서, 또 후배가 걱정하는 것이 안쓰러워 상담을 제안했다. 관심은 이런 것이다. 서로 떨어져 있어도 안부를 전하고, 잠시 시간이 나면 차 한잔 마시며 서로의 근황을 묻고, 서로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마음을 쏟는 것이다.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를 걱정하고 행복을 기원하는 배려와 관심, 이것이 바로 사랑이다.


후배와 헤어져 걷기 동호회 모임 장소로 갔다. 서울 둘레길 안내를 하는 날이다. 20명이 함께 걸었다. 물집이 잡혀 힘들게 걷는 사람도 있다. 걷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참석해서 자신은 좀비라고 얘기하며 힘들게 걷는 사람도 있다. 그분들이 빨리 회복되길 바란다. 며칠 후에 수술을 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빨리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퇴임 후 여유로운 발걸음을 하는 사람도 있다. 멋진 인생 2 막을 기원한다. 이런 관심이 사랑이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 점점 넓어져서 모든 존재에게까지 관심의 폭과 깊이를 넓힐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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