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의 걷기 일기 0104]

글쓰기

by 걷고

코스: 20200819 – 20200820 18km

누적거리: 1,658

평균속도: 4.5km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코로나가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오늘부터 8월 31일까지는 10인 이상 집회가 금지되었다. 우리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지만, 의료진의 힘든 상황을 생각하면 그저 미안하기만 하다. 모든 분들이 방역 규칙을 잘 지켜서 의료진들에게 용기와 힘을 보태주면 좋겠다. 상담 센터에서 진행해오던 화상상담이 어제부터 집에서 진행하기로 결정되었다. 서울시의 지침에 따른 조치다. 화상상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디에서 상담을 진행하든 별 차이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상담심리사 입장에서는 집에서 상담을 진행하는 것이 시간 절약을 할 수 있고, 불필요한 이동을 하지 않아 편안할 수도 있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전문 작가가 아니다. 기억에 글쓰기 시작한 것은 10년 정도 된 것 같다. 블로그를 운영하며 생각을 글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가끔 쓰고 싶은 글을 쓴 후에 관리하지 못해 여기저기 뿔뿔이 흩어져있는 것이 불편하여 주변의 권유로 블로그를 시작한 것이다. 전문 작가가 아니기에 글을 잘 쓴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물론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이 있다. 하지만, 작가나 브런치에 쓴 다른 분들의 글을 보며 글쟁이는 따로 타고난 재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 이후로는 잘 쓰려는 욕심을 버렸다. 반면 오히려 전문 작가가 아니기에 독자를 의식하며 쓸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 편안하게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누군가를 의식하지 않는 글이 주는 자유로움이다.

블로그로 시작해서 페이스북, 밴드 페이지, 브런치, 티 스토리 등 다양한 SNS 활동을 하고 있다. 길을 걸으며 사진을 찍고, 글과 함께 올리니 글이 더 생생하게 전달되는 것 같다. 전에는 사진 찍는 방법도 몰라 아예 시도를 하지도 못했는데, 휴대전화를 이용해서 편리하게 찍을 수 있게 되면서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글쓰기가 책 두 권을 발간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책을 쓴다는 것을 상상조차 해 본 적이 없다. 근데 조금씩 쓰기 시작한 글이 책으로 나오니 그 기쁨과 보람이 크다. 특히나 독자와 판매량을 의식하지 않고 글을 쓰니 부담이 없고 그냥 생각을 글로 옮긴다. 복잡했던 머리가 글로 정리가 되면서 단순화되기도 한다. 감정에 빠져있던 상황에서 벗어날 수도 있게 된다. 원래 생각했던 대로 글이 쓰이지 않고, 글이 글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글을 쓰면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단어, 문구, 문장이 나오기도 한다. 신기한 일이다.

얼마 전부터 밴드 페이지에 자신의 사행성 광고를 댓글로 지속적으로 달던 분이 있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도 잠시 했었다. 개의치 않고 그냥 두었다. 어느 날 그분께서 댓글로 자신의 광고성 글을 내려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해 오셨다. 글이 편안해서 자신의 광고가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분의 그런 표현이 너무 고맙다. 어떤 분은 글을 읽은 후 내용이 좋아서 다른 곳에 공유하고 싶다고 하는 분도 있다. 어떤 분들은 공감하고, 고민하고 있었던 문제들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 주었다며 고맙다고 하신 분도 있다. 이런 분들에게는 감사하다는 간단한 댓글을 남긴다. 댓글을 다시는 분들, 또 조회 수가 늘어나는 것을 보며 글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가라는 고민을 잠시 하기도 했다. 아무리 독자들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해도 아무런 글이나 써서 올리는 무책임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오늘, 지금 이 순간 진실된 글을 쓰고 싶다. 설사 오늘 쓴 글이 내일은 다른 글로 내용이 변한다고 해도, 오늘의 글은 오늘대로 진실되게 표현하고 싶다. 생각과 감정은 변한다. 변하는 것을 가공하지 않고 글로 표현하고 싶다. 어제 쓴 글과 오늘 내 연행이 다르더라도, 오늘 언행을 의식하며 글을 억지로 맞추고 싶지 않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실된 글을 쓰고 싶다.

타인에 대한 비판이나 평가하는 글을 쓰고 싶지는 않다. 물론 대인 관계에서 불편한 상황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상황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지 그 상대방에 대한 실명을 거론하거나 사람에 대한 비난하는 글은 쓰고 싶지는 않다. 이 점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쓴 글에 이런 내용도 제법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비판이나 평가보다는, 그런 상황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과 감정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쓰고 싶다.

정확한 문장은 기억나지 않지만, 법정 스님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 “내 말은 100% 믿을 수 없지만, 내가 쓴 글은 200% 믿을 수 있다."라는 내용이다. 그만큼 글을 쓸 때는 진실되게 쓰신다는 말씀이다. 이 말씀을 글 쓰는 기준으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 박완서 선생님은 매일 A4 한 장 분량의 글을 쓰셨다고 한다. 글쓰기 노력을 단 하루도 게을리하지 않으셨다는 말씀이다. 나에게 글쓰기는 어느 순간 삶의 동반자가 되었다.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한 말,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 같은 심정과 생각, 좋은 순간을 표현하고 싶은 내용 등을 마치 동반자에게 얘기하듯 글로 정리하고 있다. 전문 작가는 아니지만 박완서 선생님처럼 꾸준히 글을 쓰고 싶다. 요즘도 매주 서너 개의 글을 쓰고 있다. 쓰지 않으면 뭔가 숙제를 하지 않은 듯한 느낌을 받고 답답함을 느낀다. 박완서 선생님처럼 꾸준히 쓰고, 법정 스님처럼 진실된 글을 쓰고 싶다.

글은 나의 역사다. 역사는 시간이 만들어나간다. 매 순간 느끼는 상황, 주변의 상황, 사람들과의 관계, 자신의 변화 등을 기록하여 나만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싶다. 글을 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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