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집을 나가서 중고서점에서 책을 구입하고. 인터뷰하고, 점심 먹고 집에 오니 저녁 시간이다. 저녁 식사 후 불광천, 난지천 공원, 월드컵 공원을 천천히 걸으며 브런치 북 출품하는 일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 보았다. 불광천변에는 걷거나 운동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공원에는 생각보다 인적이 드물다. 오히려 조용해서 걷기가 편안했다.
‘나는 왜 걷는가?’라는 주제로 책 발간을 준비하기 위한 인터뷰를 오늘로 마쳤다. 금년 4월부터 지금까지 13명을 인터뷰했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걷기 동호회 카페와 개인 SNS에 인터뷰 정리한 글을 올렸고, 매주 금요일 한 편씩 올릴 예정이다. 인터뷰하는 기간이 길어진 이유는 대상자 찾기가 쉽지 않았고, 인터뷰 마친 후 글로 정리하는 기간도 제법 걸렸기 때문이다. 글을 정리한 후 인터뷰하신 분들에게 전달해서 필요한 부분을 수정하는 시간도 걸렸다. 어떤 분은 정리된 글을 가족에게 보여 준 후에, 책으로 자신들의 얘기가 나오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해서 올리지 못한 글도 있었다. 아무튼 오늘 모든 인터뷰를 마치니 숙제를 하나 마친 느낌이 든다.
한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금요일 카페에 올린 글을 읽은 작가 한 분이 주신 피드백 때문에 어쩌면 글을 다시 써야 될지도 모를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그분의 말씀은 내 글은 책으로 엮기에는 어딘가 적합하지 않다는 말씀이다. 작가의 시선으로 면담자의 생각을 녹여서 글로 풀어야 책이 되는 것이지, 질문과 답변의 나열은 신문이나 잡지의 기사 같다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이 관심 갖고 있는 주제 선정과 면담을 통한 자료 수집은 좋다고 말씀하시며, 그 좋은 재료를 멋지게 가공하여 독자들의 입맛에 맞게 만드는 것이 작가의 일이라고 하셨다. 시기적절하고 일리 있는 피드백에 감사드린다.
고민이 시작되었다. ‘오티움’이라는 책을 쓱 작가는 약 40여 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글 속에서 풀어냈다. 정신과 의사로서의 전문성과 전문 학술지 자료를 바탕으로 인터뷰한 사람들의 내용을 섞어서 맛있는 비빔밥을 만들어냈다. 그 책을 다시 한번 정독하기로 했다. 약 2년 전에 읽었던 책 ‘내가 걷는 이유’가 생각났다. 명사 10인의 걷기 관련 얘기를 엮어낸 책이다. 그 책도 오늘 중고 서점에서 구입했다. 한 친구는 인터뷰 내용으로 엮은 ‘깨끗한 존경’이라는 책을 참고로 하라며 추천했다. 친구 만나고 오는 길에 도서관에 예약 신청을 했다. 이 세 권의 책을 읽고 나면 그간 인터뷰 한 내용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방향이 나올 것 같다.
만난 분들은 모두 인터뷰하기 위해 시간을 내어 주고, 정리한 글을 읽고 수정하고, 사진을 찾아서 보내는 등 번거로움도 마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신 분들이다. 자신들이 확인한 인터뷰 내용이 그대로 실리지 않을 경우에 어떤 분들은 실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분들을 설득해야 하는 것도 큰 고민거리다.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방법이 나온 후에, 그분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전화를 하거나 이메일을 보내 양해를 구할 생각이다. 필요할 경우 직접 찾아뵙고 이해를 구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오늘 브런치에서 ‘제8회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라는 공고가 떴다. 총 15명의 브런치 북을 선정 후 출판사와 연계해서 책을 출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프로젝트다. 작년에 ‘인생 2막의 재구성’이라는 브런치 북을 제출했는데, 선정되지 않았다. 금년에는 지금까지 인터뷰하고 준비해 온 ‘나는 왜 걷는가?’라는 주제로 다시금 도전할 생각이다. 다행스럽게 12편의 글은 초안이 완성되었고, 추석 연휴 중 마지막 한 분의 글을 작성하면 모든 초안은 끝나게 된다. 그 이후 한 달간에 걸쳐 글을 다시 정리해서 출품할 생각이다.
마음이 조금 급해졌다. 글 쓰는 방향도 정립되어야 하고, 책 세 권도 분석하듯이 정독해야 하고, 글을 다시 써야 하고. 다행스럽게 10월에는 특별한 일이 없다. 사람들 만나는 일도 줄이고, 브런치 북 출품에 집중할 생각이다. 매일 걷기와 명상은 꾸준히 하고, 상담 사례가 들어오면 상담도 진행할 것이다. 그 외의 다른 일정은 만들지 않고, 생활을 좀 더 단순화해서 글 쓰는데 집중하고 싶다.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