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보내온 문자 연락을 받고 예약 도서를 찾기 위해 방문했다. 입구에서 QR 코드로 신분을 확인한 후 손 세정제로 손을 닦고 입장했다. 두 곳으로 나눠져서 책을 수령할 수 있게 배치해 놓은 테이블과 직원들을 보며 마치 군대 지휘소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테이블 외의 도서관은 불이 꺼진 상태였고, 입구가 차단되어 있다. 예전의 활기찬 도서관 분위기는 이미 실종되어 버렸다. 안타깝다. 불과 일 년 전 우리의 살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예전의 모습을 잃어버릴까 두렵기도 하다.
집에서 도서관까지 약 4km 정도 거리다. 천천히 한 시간 정도 걸어서 갔다. 책을 수령 후 근처 오픈 카페에 앉아 브런치 북 전체 구성에 대해 고민하며 정리해 보았다. 어느 정도 목차의 골격은 잡혔고, 앞으로 글 쓰는 일만 남았다. 한 달 안에 마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는 않지만, 다른 일은 접어두고 책 쓰는 일에 집중해 볼 생각이다. 오늘 책 서문에 대한 구상도 어느 정도 정리했고, 필요한 자료도 찾아 놓았다. 책 한 권 쓰는 것이 점점 더 어렵게 느껴진다. 지금까지 두 권의 책을 발간하며 느꼈던 부담감보다 훨씬 더 크게 느껴진다. 몰랐던 세상 속으로 들어온 느낌이다.
오늘 걷기 동호회 모임 참석을 위해 도서관에서 가양대교 북단까지 약 5km 걸어갔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스트레칭을 하며 일행을 기다렸다. 일행들과 합류하여 난지천 생태 습지 공원과 노을공원 주변 길, 메타세쿼이아 길, 월드컵 공원을 거쳐 월드컵 경기장 역에서 일행들과 헤어져 집까지 걸어왔다. 오랜만에 많이 걸었다.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평온하다.
사람들의 모습과 길가의 분위기에서 추석이라는 설렘을 느낄 수가 없다. TV 뉴스에서는 여행사 대표와 식당 자영업 하시는 분들의 가슴 아픈 사연이 소개되었다. 개인 사업을 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그분들의 고통에 크게 공감하며 같이 가슴 아파하기도 했다. 코로나가 사라진 후에 그분들이 다시 재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정부에서는 금년 추석은 귀향하지 말고 집에서 보내라고 권유하고 있다. 가족과 친척들과의 모임도 자제하라고 한다. 우리가 알던 추석도 실종되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무겁다. 무거운 마음을 글을 쓰며 다스려 볼 생각이다. 지인들이 추석 잘 보내라고 안부 인사를 보내온다. 고마운 일이다. 비록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이런 방식으로라도 안부 인사를 전하며 풍성한 한가위를 맞이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