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의 걷기 일기 0118]

설 익은 것 익게 만들고, 익은 것 설 익게 만들기

by 걷고

코스: 20201024 – 20201027 25km

누적거리: 2,346km

기록 시작일: 2019년 11월 20일


오늘은 오전에 상담 한 사례를 마친 후 집에서 쉬다가 걷기 동호회 저녁 걷기 안내를 했다. 코로나로 인해 인원 제한을 두어서 최대 참석 가능 인원인 18명이 함께 걸었다. 사람은 적응을 잘한다. 요즘 모두 마스크를 쓰고 걷는데 전혀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웃고 떠들며 걷는다. 어떤 분들은 마스크를 쓰고 걸으니 추위를 덜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가장 강한 종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고, 변화에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는 말이 떠오른다. 변화와 적응은 우리 삶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지금 모든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들게 지내고 있지만,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전화와 변화를 해 나갈 것이다.


상담 센터에 가는 길에 조금 일찍 출발해 서너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걸어갔다. 시간이 여유로우니 걷는 마음과 걸음걸이도 여유롭다. 일상생활 속에서 걷는 것이 습관이 되어서 가능한 일이다. 무슨 일이든 습관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지만, 일단 만들어 놓으면 습관이 우리를 만들어 나간다. 변화를 위한 노력이 습관이 되고, 그런 습관으로 인해 우리는 변화한다. 마음공부를 ‘익은 것을 설 익게 만들고, 설 익은 것을 익게 만든다.’고 표현한 것은 아주 적절한 표현이다. 익숙한 것 (잘못된 습관)을 설 익게 만들고, 설 익은 것 (좋은 습관)을 익게 만드는 것이 마음공부라는 의미다.


어떤 사람은 겨울에 추운데 어떻게 걷느냐고 묻는다. 더위에 어떻게 걷고, 비가 오고 바람 부는데 어떻게 걷느냐고 묻는다. 이런 식으로 따지기 시작하면 일 년 중 걸을 수 있는 날이 며칠 없을 것이다. 날씨는 그냥 날씨일 뿐이다. 춥고 더운 것은 계절의 모습일 뿐이다. 날씨에 따라 회사에 가지 않거나, 식사를 하지 않거나, 잠을 안 자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걷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비를 싫어하면 비 오는 날이 불편하지만, 비를 기꺼이 맞으려고 하면 비 오는 날이 반갑고 기다려진다. 싫거나 좋다는 판단을 하지 않고, 그냥 날씨를 받아들이면 된다. 날씨에 감정을 갖고, 날씨를 거부하는 것은 자신의 에너지를 쓸데없이 낭비하는 것이다. 설 익은 것을 익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어떤 분은 하루 걷고 나니 몸살이 나서 걷기 힘들다고 한다. 평상시 쓰지 않던 근육을 쓰니 당연히 몸이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설 익은 근육을 익게 만들려고 하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건강한 저항일 뿐이다. 일주일만 견뎌보면 괜찮을 텐데, 견디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참지 못하고 포기하게 된다. 몸은 점점 더 편한 것을 찾게 되면서 원래 자신의 기능을 점점 더 축소시키고, 나아가 본연의 기능을 잃어버리게 된다. 옛말에 ‘몸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마음은 가만히 두어라.’라는 말이 있다. 건강의 가장 중요한 요점이라고 한다. 이 말씀은 정말 중요한 말씀이다. 현대인은 몸은 움직이지 않고, 생각만 많이 하고 살고 있기에 온갖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몸이 바빠지면 사소한 걱정거리는 저절로 사라지거나 무시하게 된다. 몸이 가만히 있게 되면, 쓸데없는 걱정거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건강을 위해서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강한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 역시 설 익은 것을 익게 만드는 과정이다.


어떤 분은 시간이 없어서 걷지 못한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일상생활 속에서 얼마든지 걸을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저절로 많이 걷게 된다. 조금 일찍 출발하면 한 두 정거장 먼저 내려 걸어갈 수도 있고, 여유롭게 걸으며 자연을 감상할 수도 있다. 일부러 걷기 위한 시간을 낼 필요는 절대로 없다. 출퇴근 시 계단을 이용할 수도 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식사 후 회사 주변을 걸울 수도 있다. 답답한 커피숍에서 얘기하는 것보다 차 한잔 사서 걸으며 얘기 나눌 수도 있다. 일상생활 습관의 변화가 필요하다. 설 익은 것을 익게 만드는 것이다.


규칙적으로 걷게 되면 반복이 만들어주는 힘을 느낄 수 있다. 이 힘은 단순히 신체적인 힘만을 뜻하지 않는다. 이 힘은 일상생활을 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해 나갈 수 있는 힘이다. 반복으로 만들어진 습관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또한 잠시 이탈하게 되더라도 예전의 습관을 다시 찾는데 그다지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왜냐하면 습관이 자신에게 만들어주었던 좋은 경험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와 적응을 위해 설 익은 것을 익게 만들고, 익은 것을 설 익게 만들어야 한다. 어떤 것을 익게 만들고, 설 익게 만드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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